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막판 극적으로 가세한 현대중공업은 2일 “보유 현금인 8조5000억원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가격을 써 낼 것”이라면서 “인수절차에 끝까지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동종업체를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강조하면서 “국민연금처럼 수익률 보장과 풋백옵션(매도선택권)을 요구하는 파트너와는 손잡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컨소시엄 구성과 무관한 독자적 인수전 참여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현대중공업에서 인수합병 관련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고 있는 이수호 부사장은 2일 서울 계동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관련해 이 부사장은 “대우조선 인수가격이 7∼8조원, 많게는 10조원까지 거론되는데 그런 가격은 감당할 수 없다. 다만 최선의 가격을 제시하겠다”면서 “실제로 7조∼8조원까지 쓰게 될지, 그 밑으로 쓸지는 아직 모른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그는 “컨소시엄의 경우, 마땅한 파트너가 있으면 구성하겠지만 경영주도권은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국민연금은 풋백옵션이나 수익률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와 그런 조건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재원조달 문제는 없다”면서 “현재 현금 8조5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것을 넘기는 가격을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현대중공업이 그간 계속 인수전 참여를 부인해 왔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올 초부터 산업은행 M&A실에 ‘관심이 있다’는 뜻을 전달했었고, 참여한다는 결론은 두 달 정도 전에 내려졌다”면서 “인수가액이 큰 만큼 사내에서 의견 충돌이 있었기 때문에 결론 도출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의향이 없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터무니없는 가격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대우조선 노조가 고용불안 등을 이유로 현대중공업의 인수전 참여를 반대하고 있는 것과 관련 “현재 우리는 우수한 노사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수 후 대우조선 노조에게 고용보장을 약속하고, 구조조정은 없다는 점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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