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국 채권 증대 정책이 중대 국면에 처했다. 중국은 그동안 위안화 약세 유지 및 수출 증가를 위해 외국 채권을 대량 매입했지만 사실상 손해를 본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 그동안 외국 채권 매입을 위해 시중 은행의 예금까지 끌어다 썼지만 최근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4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이 지금까지 사들인 외국 채권은 무려 1조8000억달러(약 1800조원)에 달한다. 이를 통해 얻은 이익은 연 기준 3%. 그동안 물가 상승과 위안환율의 하락폭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손실을 봤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달 위안환율이 소폭 상승하기는 했지만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지속한 위안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외국 채권의 위안화 환산 가치를 더욱 끌어내릴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외국 채권 가치 하락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겠지만 국민들의 예금을 통해 외국 채권 매입자금을 마련했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 정부에게 외국 채권으로 인한 손실은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인민은행이 중국 상업은행으로부터 1조달러 이상을 2% 이하의 초저금리에 대출하도록 하는 대신 일반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시중 예대금리 차이를 높게 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대출 이자 상환이 힘들어지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소중한 자산에 손해를 입힐 수 밖에 없다고 IHT는 평가했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외국 채권 매입을 계속할 뜻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 외국 채권 매입을 중단할 경우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중국 수출산업에 타격을 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인민은행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상반기에만 미국 재무부가 발행한 채권과 2대 국책 모기지기관인 패니매, 프레디맥이 발행한 채권 2억8000만달러 어치를 사들였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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