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시장에 포스트 올림픽 여파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큰 폭으로 하락한 부동산 관련 수치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 세계인의 축제이자 중화민족 100년의 꿈, 베이징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3000억 위안(약 50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며 중국 부동산 시세 역시 눈부신 성장을 보였으나 축제가 끝나고 정부의 바닥난 예산을 긴축 재정 정책이 대신하며 부동산시장은 올림픽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최근 진단했다.
지난주 베이징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발표한 8월 베이징 부동산 거래량은 전년 동기대비 33%가 위축되고 전체 평균 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2.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시장 | ||
<사진설명: 중국 전역에 걸쳐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나타나며 '포스트 올림픽 여파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
이에 앞선 5일에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상하이의 7월 시세가 3년 만에 최대의 낙폭을 보였다고 발표됐다.
상하이 시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 부동산 거래 분석 사이트가 공개한 수치에 따르면 상하이 7월 주택거래량은 동기 대비 69%, 전월대비 32% 위축되고 월평균 거래가격 역시 같은 기간 대비 2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하이 부동산 시장의 수요는 왕성하지만, 가격을 유지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보고, 베이징보다 부동산 거품이 많아 가격하락폭도 베이징보다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난징(南京), 항저우(杭州), 난창(南昌)의 주택거래량 역시 각각 47%, 58%, 58% 줄어드는 등 중국 전역에서 부동산 거품이 빠른 속도로 꺼지고 있으며 하반기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SCMP는 베이징을 비롯한 상하이, 텐진(天津), 칭다오(靑島), 션양(沈陽) 등 올림픽 경기를 치른 도시들의 부동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며 포스트 올림픽 여파가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과 함께 향후 시세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정부가 올림픽 기간 중에 이들 도시들의 부동산 시세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각종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하며 여타 지역에 비해 정부의 혜택을 받은 도시들의 시세는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으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가운데 연간 수입의 60%를 부동산 시장에 의존하는 지방정부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 진출 홍콩 부동산 개발업체 HKI 차이나랜드의 판밍랑 부회장은 정부가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베이징에서의 주택 시세 하락은 공급이 제한되며 향후 12개월 내 안정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다른 애널리스트들은 의견을 달리했다.
이들은 수요 약세와 신용 경색으로 인한 현금이 말라 즉각적인 구제 조치는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공영방송(CCTV)도 올해 부동산 업계의 자금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업계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여 내년 특히 베이징 부동산 시장의 경우 더욱 큰 폭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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