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제조업, 미국으로 '고고~'

미국이 제조업 대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유럽 주요 기업들이 아시아나 동유럽이 아닌 미국을 제조 기지로 삼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최근 달러가 강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유로를 비롯해 다른 주요 통화에 비해 가치가 낮은 수준인데다 미국 정부가 외국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제조업의 미국행을 부추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사진: 폴크스바겐 등 유럽 대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잇따라 짓고 있다.

독일 자동차업계의 주요 관계자는 "이제는 미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 것이 저렴하다"면서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달러 가치와 외국기업에 대한 당국의 인센티브가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의 외국기업 유치 노력은 가히 놀라울 정도다. 실제로 독일 최대 자동차기업 폴크스바겐은 최근 테네시주에 공장을 세우면서 10억달러를 썼지만 주정부는 투자액의 절반이 넘는 5억7700만달러에 해당하는 혜택을 제공키로 약속했다.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를 비롯해 독일의 철강그룹 티센크루프 등 유럽의 업종 대표기업들이 일제히 미국행을 결정하거나 추진 중에 있다고 FT는 설명했다.

앨라배마주에 철강공장을 짓고 있는 티센크루프는 주정부로부터 8억1100만달러를 지원받고 있으며 루이지애나주는 20억달러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티센크루프는 저금리로 9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추가 제안을 한 앨라배마주로 공장 부지를 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생산기지로 삼는 유럽 기업들이 늘고 있는 것에는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했던 중국의 인건비가 치솟고 있다는 것이 원인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유럽 역시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까다롭게 적용하고 있어 유럽 기업들의 미국행은 한동안 늘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테네시주의 매트 키스버 주정부 경제사회개발 책임자는 폴크스바겐 공장을 유치한 것에 대해 "테네시는 공장을 짓고 싶어하는 외국 기업에게 천국"이라면서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세금 수입 등을 감안하면 주정부에게도 좋은 사업"이라고 말했다. 

오성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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