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 빌리 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앤디 머레이(6위.영국)를 3-0(6-2 7-5 6-2)으로 꺾어 우승 상금 150만 달러(한화 약 16억3000만원)를 획득했다.
올해 호주오픈 4강 탈락,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준우승 등 메이저 무관의 위기에 처했던 페더러는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를 우승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라이벌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이 4강에서 머레이에 무너지는 바람에 복수전은 불발로 끝났지만 머레이를 상대로 일방적인 승리를 거둬 간접 우위를 보인 것에 만족했다.
‘테니스 황제’ 페더러의 올 시즌 성적은 지는 해였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 4강에서 노박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에 졌을 때만 해도 팬들은 '어쩌다 한 번 실수'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클레이코트에 강한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에 0-3으로 진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일방적인 경기 내용에 실망하는 팬들이 늘어났다.
6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윔블던 결승에서 또 나달에 패한 페더러는 베이징올림픽 8강 탈락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237주간 지켜온 세계 랭킹 1위 자리까지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올해 상위 랭커들이 대거 빠진 마이너급 대회에서만 두 차례 우승에 그친 페더러는 마침내 US오픈에서 정상을 탈환하며 황제의 명예도 함께 회복했다.
1968년 오픈 시대가 열린 이후 처음으로 남자단식을 5년 연속 제패한 페더러는 최다 우승에서도 지미 코너스, 피트 샘프라스(이상 미국)의 5회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개인 통산 1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피트 샘프라스(미국)이 가지고 있는 14개 타이틀에 1개 차로 다가섰다.
"너무 기쁘다. 내 선수 생활 경력에서 의미 있는 순간"이라고 우승 소감을 밝힌 페더러는 "메이저 우승이 13회에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최근 14차례 메이저대회에서 13번이나 결승에 올라 '황제'의 덕목 가운데 하나인 꾸준함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클레이 코트에 강한 라이벌 나달은 올해에도 호주오픈, US오픈 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등 하드코트 대회에선 최고를 장담하기엔 아직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번 US오픈 5연패로 자신감을 찾은 '황제' 페더러의 건재가 입증되면서 나달과 라이벌 대결은 앞으로 더 볼 만하게 됐다. 윤용환기자happyyh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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