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을 둘러싼 중국과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이 심상치않다.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럽 기업인들이 중국의 경제 국수주의를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역시 EU의 무역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 상무부 공평무역국 청용류 처장은 EU가 반덤핑 관세를 남용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 보도했다.
그는 "EU를 비롯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반덤핑 관세 정책을 지나치게 적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EU의 무역 보호주의가 매우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EU 역시 중국의 무역 국수주의에 대해 볼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소재 EU상공회의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럽 기업인들은 중국에서의 사업 전망에 대해 대체로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에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 중국과 EU의 무역 마찰 가능성이 확산되고 있다.사진은 EU-차이나 정보보안 워크숍 로고. |
EU 상공회의소의 요르그 우트케 대표는 "중국의 경제 국가주의는 보호주의에서 기반한 것"이라며서 "중국에서 유럽을 비롯해 외국기업들은 정부 조달 계획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외국기업들의 인수·합병은 매우 어렵다"면서 "반면 중국 기업들은 유럽에서의 활동에 별다른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트케 대표는 특히 업종별로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철강과 자동차산업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차별이 심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유럽이 코카콜라의 후이위안 쥬스 그룹 인수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 자본에 대한 중국 당국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후이위안 인수가 성공한다면 이는 해외기업의 중국기업 인수 중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그러나 네티즌들을 비롯해 중국인들은 중국 최대 음료업체를 해외기업에 팔아넘겨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주신리 회장의 입장은 느긋하다. 그는 "만약 정부가 기업 매각을 허가하지 않는다면 이는 후이위안의 갖는 가치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상공회의소는 지난 2006년 중국과의 무역에서 비관세 장벽을 없애는 것과 관련 EU가 3020억달러(약 320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유럽의 대중 수출은 지난해 12% 증가한 720억유로를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중국이 유럽으로 수출한 물량은 18% 늘어나 2300억유로에 달했다.
유럽은 중국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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