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과 가격하락으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업계의 감산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하이닉스 반도체는 10일 낸드플레시 생산을 30% 가량 줄이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일본 엘피다가 9월 중순부터 전체 D램 생산량을 10% 축소한다고 발표했으며 8일에는 대만 최대의 D램 업체인 파워칩이 4분기 10~15% 정도의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하이닉스, 낸드플래시 30% 감산=하이닉스는 현재 가동중인 청주공장의 M8라인의 생산량을 30%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M9 라인은 이달 중 가동을 중단한다. 하이닉스는 당초 M9라인은 이달 중 가동을 중단하되 M8라인은 당분간 정상 가동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다시 생산량을 줄이기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M8라인은 200mm웨이퍼를 월 10만장 생산해 왔으며 M9라인은 월 8만장 생산해왔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200mm 웨이퍼를 사용하는 생산라인은 채산성이 맞지 않아 M8 라인의 생산량을 9월부터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감산에 나선 것은 올 들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8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의 가격은 올 들어 50% 가까이 떨어진 상태다. 특히 200mm 라인의 경우 300mm 라인에 비해 생산성이 2.5배 정도 떨어져 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대규모의 적자를 기록해 왔다.
다만 하이닉스는 D램은 당초 계획대로 생산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올해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 6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엘피다, 파워칩도 D램 감산
지난 9일에는 대만 최대의 D램 업체인 파워칩이 4분기에 10~15%정도를 감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엘피다도 9월 중순부터 전체 D램 생산량의 10% 정도를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 감산 발표가 계속되는 것은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추락하면서 적자를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급락하기 시작한 D램 가격은 올 4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8월부터 다시 급락해 연초 수준으로 떨어졌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올들어 50% 가까이 떨어졌다.
업계가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를 축소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IT제품 수요가 둔화된데 따른 현상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회사가 적자 상태에 빠져있다.
◆감산 발표, 가격반등 효과 있을까?메모리 업계 감산이 가격 하락세를 잡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격 반등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원석 NH증권 애널리스트는 “엘피다와 파워쳅의 감산발표는 실질적인 DRAM 생산 감소 효과보다 타 업체들이 감산에 참여토록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다른 D램 업체들의 감산 참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감산발표가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킬 수 있지만 D램 업체들의 재고가 3~4주로 높은 상황인 점 등으로 큰 폭의 D램 가격 반등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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