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부전력이 시즈오카(靜岡)현 하마오카(浜岡)원자력발전소 5호기의 터빈 사고로 전력 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과 관련, 터빈 제조사인 히타치제작소에 418억엔(약 4200억원)에 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전력회사가 발전 기재의 개발 등에서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중전기 메이커를 제소하기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 전력 이외 분야에서도 애매한 상태의 계약이 많은 제조업체와 발주기업의 거래 관행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중부전력의 청구액은 원전 가동이 정지된 기간에 전력을 보충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싼 화력발전소를 가동시키는데 들어간 발전 비용과 이에 관련된 인건비 등을 포함하고 있다.
원전 5호기는 지난 2006년 터빈 파손 사고로 가동을 멈춘 뒤 2007년 3월 수리를 마치고 운전을 재개했다. 사고 원인은 히타치의 설계 잘못으로 판명됐다.
중부전력의 배상 청구 근거는 계약서에 있는 하자 담보책임 조항으로, 파손된 터빈의 복구 비용에 대해서는 전액 히타치가 부담하기로 합의했으나 화력발전으로 대체하는데 소요된 거액의 비용에 대해서는 교섭이 난항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전력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년 이상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면서 거액의 손실에 대해 "고객과 주주 등과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전력회사가 부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히타치는 "내용을 확인한 뒤 신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중부전력이 소송을 내게 된 배경에는 실적 악화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전력은 원유 가격 급등으로 내년 3월말 회계연도 결산에서 29년만에 최종 적자로 전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히타치는 내년 결산에서 최종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손실부담액이 클 경우 회복기조의 회사 실적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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