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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탓, 가계 상반기 10조 추가지출···가구당 5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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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1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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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의 여파로 올 상반기 가계부문 추가 지출액이 10조원, 가구당 57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가계의 국내소비지출(전체 국내소비지출-비거주자 국내소비지출)은 올해 상반기 241조91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7조9891억원(8.1%) 늘었다.

이 가운데 물가상승에 따른 추가 지출은 9조5520억원으로,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수인 1667먼3162만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가구당 57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똑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했어도 상반기에만 가구당 57만 원을 더 부담한 셈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고환율 등의 영향으로 해외지출에서도 지출이 크게 늘었다.

해외지출(거주자 국외소비지출)까지 더한 가계의 최종소비지출은 지난해 상반기 231조5687억원에서 올해 같은기간 249조5956억원으로 182조369억원(7.8%) 증가했다.

한은이 집계하는 12개 소비지출 항목 중에서는 국제유가와 곡물가의 급등으로 교통비, 식료품비 등의 추가 부담이 컸다. 대학 등록금 인상 등으로 교육비의 인상폭도 컸다.

교통비는 1년전보다 2조9281억원(11.4%) 증가했으나 실질 증가율이 8442억원(3.3%)에 불과했고, 2조839억원이 물가상승에 따른 지출이었다.

식료품 관련 지출도 2조 7887억원 늘었는데 이 가운데 약 1조9000억원이 가격상승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비 실질 증가액은 2천640억원(1.9%)에 불과했지만, 대학 등록금 인상으로 9900억원대 추가 부담이 생겨 전체 지출은 1조2567억원(9.1%)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가계의 인플레이션 부담이 커진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인상한데다 원·달러 환율의 상승이 겹치면서 국내 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격요인을 제외한 실질 기준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 상반기 3.8%로, 1년 전(4.0%)보다 낮아졌지만 가격을 반영한 명목 기준 증가율은 올해 8.1%로 지난해의 6.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대내외적인 여건의 악화로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지만 지출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것이다. 이는 결국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당분간 5%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도 대규모 추가지출이 불가피해 연간으로는 2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내년까지 감세정책으로 총 14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고물가에 따른 가계 부담을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감세조치로 소비를 늘려 경기회복을 유도하겠다는 정부의 구상도 물가를 잡지 않으면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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