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자본시장이 '금융 쓰나미'에 휩쓸렸다. 미국증시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14일부터 터지기 시작한 전세계적인 신용위기 화약고는 16일까지 3일 동안 활활 타올랐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선언과 메릴린치의 전격적인 매각, 여기에 AIG와 워싱턴뮤추얼의 위기설이 결합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그야말로 '패닉'에 빠졌다.
미국증시가 15일(현지시간)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최악의 장세를 겪은 것은 물론 영국 FTSE100지수가 4% 가까이 하락하는 등 유럽증시 역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미국발 신용위기 사태로 16일 아시아증시가 폭락세를 나타냈다. |
아시아 증시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만 가권지수가 5% 가까이 급락했으며 홍콩 항셍지수의 낙폭은 6%에 달했다.
인도 센섹스지수 역시 장중 300포인트가 넘게 빠졌고 싱가포르증시의 스트레이트타임스지수 또한 2% 넘게 하락했다.
태국과 인도네시아증시 역시 각각 4%가 넘게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 급락에 동참했다. 이날 아시아 각국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를 연출하면서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는 4.5% 폭락했다.
업종별로는 역시 금융주가 지수하락을 주도했다. 일본 최대 금융기관인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 그룹의 주가는 지난 1987년 '블랙 먼데이'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의 주가는 10% 하락했으며 아오조라 뱅크의 주가는 20% 가까이 폭락했다.
AMP 캐피탈 인베스터의 나데르 네이미 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일제히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은행주는 신용위기의 죄를 짊어지고 있으며 이제 더이상 숨을데가 없는 형국"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문제는 당분간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상당 기간 신용위기 사태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퍼거슨 웰먼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마크 포빈치 채권투자부문 책임자는 "금융위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