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쇼크 국내금융시장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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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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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90P 폭락.환율 50원 폭등

세계 5대 투자은행(IB)인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과 메릴린치 전격매각 소식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정부는 리먼브러더스 서울지점에 대해 영업정지 결정을 내리는 한편 긴급 금융상황점검회의를 통해 시장불안 진정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16일 유가증권시장은 전날보다 90.17포인트(6.10%) 폭락한 1387.75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376.15를 기록했던 지난해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시장도 올들어 최대 낙폭인 37.62포인트(8.05%) 급락하며 429.29로 밀렸다.

이날 두 시장 모두 사이드카 발등으로 한때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076억원 매도 우위로 올 6월 12일 이후 최대 매도규모를 보였고 개인도 2622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과 연기금 매수에 힘입어 774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3588억원 순매수했다.

앞서 미국 뉴욕증시는 현지시각 15일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과 메릴린치의 전격 매각, AIG의 긴급자금 지원요청으로 3~4%대 폭락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증권(-12.79%) 은행(-6.53%) 보험(-5.47%) 을 비롯한 금융업종이 신용위기 증폭에 따라 급락세를 주도했다. 화학(-6.31%) 철강금속(-6.11%) 기계(-8.92%) 전기전자(-5.88%) 운수장비(-8.02%) 건설(-9.80%)을 포함한 모든 업종이 내렸다.

삼성전자(-3.31%)와 POSCO(-5.86%) 한국전력(-2.59%) 현대중공업(-9.58%) SK텔레콤(-0.97%) 현대차(-7.07%)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일제히 떨어졌다.

특히 리먼브러더스가 발행한 파생상품에 7억2000만달러(6월말 기준)를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 금융주는 폭락했다.

대우 미래에셋 대신 동양종금 유진투자 HMC투자 교보 메리츠 한화 SK 한양 동부 골든브릿지증권이 하한가로 추락했다.

은행주인 우리금융(-13.86%) 신한지주(-4.90%) 국민은행이 모두 내렸고 보험주 가운데 롯데손해보험 그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현대해상(-7.88%)과 메리츠화재(-8.07%) 동부화재(-11.81%)도 동반 급락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리먼브러더스 파산신청과 함께 AIG의 유동성 위기 문제가 증시 핵심변수로 떠올랐다"며 "AIG 처리 향방과 미국 금리결정, 골드만삭스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는 이번주 금융불안이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고 말했다.

미국발 쇼크 여파로 환율도 1160원대로 폭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년 만에 최대폭인 50.90원 급등한 1160.0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이는 2004년 8월13일 1162.30원 이후 4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 상승폭이 50원을 넘어선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6일 67.00원 이후 10년 1개월 만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9월 위기설을 무사히 넘기면서 환율 상승세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일거에 무너졌다. 국내외 참가자가 전방위로 달러화 매수에 가담하면서 패닉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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