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신용 폭풍' 사태 속에 '제2의 리먼브라더스'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AIG의 행보에 미국은 물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연준이 AIG에 8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준은 브릿지론 형태로 850억달러(약 85조원)을 지원하고 AIG의 지분 80%를 넘겨 받을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AIG는 연준의 자금 지원고 함께 주요 경영진을 대부분 교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준이 전격적으로 지원을 결정하면서 AIG는 영업 활동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연준은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 등 민간 기관에 대한 긴급 자금 지원 요청이 무산되면서 직접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 연준은 AIG에 850억달러를 지원하고 지분 80%를 넘겨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
전문가들은 AIG의 처리 방안은 자금 지원과 정부관리(Conservatorship) 체제 편입이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연준이 AIG에 금융 지원을 하는 방안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일까지만 해도 연준은 AIG에 대한 금융 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바 있다.
RBC 캐피탈 마켓에 따르면 AIG가 파산할 경우 금융기관들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1800억달러(약 1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책 당국에게 있어 AIG 사태는 리먼브라더스와는 질적으로 다른 것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IG가 파산할 경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자본시장에 미칠 파장을 생각할 때 연준은 물론 재무부가 AIG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미 재무부와 연준, AIG를 비롯해 월가 주요 관계자들은 뉴욕준비은행에서 AIG 처리 방안을 놓고 회의를 지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당국이 AIG에 대한 금융 지원 입장을 번복한 것은 민간은행이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전일 골드만삭스와 JP모간체이스에 대해 700억~750억달러 규모의 긴급자금을 AIG에 지원하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골드만과 JP모간은 난색을 표명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금융기관의 모럴헤저드를 차단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융 지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지만 AIG의 규모와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생각할 때 리먼브라더스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폴슨 장관은 이날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AIG 구제에 반대한다는 자신의 의견을 다시 한번 재천명했다.
AIG는 폴슨 장관의 발언이 전해진 뒤 단기 유동성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전세계 영업에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역시 AIG의 파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프리드먼 빌링스 램지 그룹의 비잔 모아지마 애널리스트는 "AIG가 유동성 문제에 빠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현재 파산 가능성은 10%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험업계 역시 AIG의 파산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전미생명보험협회(ACLI)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AIG가 파산하더라도 생명보험 가입자는 최소 10만달러 현금 지급을 보장받을 수 있다면서 규정에 따라 사망시에도 30만달러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AIG는 지난 1분기에만 78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도 53억달러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AIG는 2분기에 일반 보험 사업에서 8억2700만달러, 생명보험과 연금 서비스 부분에서 24억달러, 금융서비스 부분에서 59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AIG는 정부에 400억달러 규모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모리스 그린버그 전 AIG 회장은 위임장 대결을 통해 AIG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으며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 역시 AIG와 투자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NBC와 블룸버그 역시 익명의 협상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AIG가 정부로부터 850억~900억달러 규모의 브릿지론을 지원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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