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위기 먹구름 걷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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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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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G 구제금융, 임시 조치일 뿐 亞증시 혼조세...근본 원인은 '여전'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인가, 수렁에 빠진 월가를 구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가 될 것인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선언으로 지난 3일간 긴박하게 돌아간 글로벌 자본시장이 '신용 폭풍'에서 일단 한숨 돌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6일(현지시간) 위기에 빠진 거대 보험사 AIG에 대한 구제금융을 결정하면서 글로벌 증시의 급락세가 멈춘 것이다.

연준의 구제금융 결정 기대감이 대두되면서 미국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으며 구제금융 결정 소식이 전해지자 17일 아시아 증시 역시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가 장중 300포인트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이틀 동안 이어졌던 대대적인 매도세가 진정됐다.

시장의 반응은 그러나 열광적이지는 않았다. 중국증시는 약세를 지속했고 홍콩증시와 베트남, 싱가포르증시 등 나머지 주요증시는 약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전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지수 2000선이 붕괴되고 대만 가권지수가 6000선이 무너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준이 전해준 미국발 '선물'은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이날 결정은 AIG가 시급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도록 '급전'을 제공할 것일 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진: AIG에 대한 연준이 구제금융 지원 결정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과 AIG는 향후 2년간 850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하는 대신 리보 금리보다 8.5%포인트 높은 고금리를 적용했고 AIG를 비롯한 계열사의 자산을 담보로 잡게 했다.

구제금융에 대한 모럴헤저드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조치일 수 있지만 실제로 우량 자산이나 사업부문, 자회사 등이 매각되면서 자산규모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사실상 정리의 수순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도 돌발 변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투자은행 '빅5' 중 골드만삭스와 함께 생존에 성공한 모간스탠리가 합병 대상 은행을 물색하고 있다는 사실도 아직 월가의 신용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반영하고 있다.

CNBC는 이날 모간스탠리가 자본력을 갖춘 은행을 합병 대상으로 물색 중이라고 보도했다. 모간스탠리의 이같은 행보는 리먼브라더스처럼 긴박한 상황에서 매각 협상에 실패하기 전에 미리 안전망을 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용기반 거래인 '신용디폴트스왑(CDS)'이 58조달러라는 엄청난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위기에 따른 폭풍이 허리케인으로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유럽 경제가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기는 커녕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부담이다.

유로그룹 의장인 룩셈부르크의 장-클로드 융커 총리는 최근 룩셈부르크 RTL 라디오 회견에서 "유럽이 기술적인 침체에 빠졌다"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역시 벨파스트의 북아일랜드 의회 연설에서 영국이 금융산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영국 역시 전세계적인 금융 충격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발 신용폭풍은 영국 금융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영국 최대 모기지은행인 HBOS는 자산의 상당 부분이 리먼브라더스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산후보 1순위로 거론되면서 16일 하루에만 주가가 40%가 넘게 빠졌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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