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시장 악재로 주택대출금리 상승···대출자도 은행도 '곤혹'

미국 투자은행들의 잇따른 악재에 따른 국제금융시장 불안으로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서민들과 금리 급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 등은 물론 은행권에서도 이들의 금리 인하 요구로 곤혹스런 상황에 놓였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이번 주 초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7.63~9.09%로 지난주 초에 비해 연 0.25%포인트 급등했다.

외환은행의 주택대출 금리는 8.18~8.88%로 0.23%포인트 올랐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7.86~9.36%, 8.12~9.32%로 0.12%포인트와 0.11%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7.99~9.39%로 0.05%포인트 올랐다.

은행권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지난주까지 2주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리먼브라더스와 메릴린치 악재로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오름세를 나타냈다.

주택대출금리가 급반등하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크게 늘어나게 된다.

국민은행의 주택대출 고정금리는 5월 첫째 주 6.23~7.73%에 비해 1.6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주택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한 경우 주택대출 금리가 1.63%포인트 오르면 연간 이자부담이 326만원 늘어나게 된다.

은행권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채권시장이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면서 외국인이 채권을 매도시 은행 대출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시중금리의 결정권이 국내 기관들 손을 떠나 있어 향후 향후 금리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

지난 6월말 현재 개인이 금융기관에서 빌린 가계신용 잔액이 660조3000억원으로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9월말의 3.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리 상승이 가계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가계의 가용소득에 의한 금융부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개인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1.48배를 나타내면서 2004년말 1.27배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등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은 약화되고 있다.

한계 상황에 처한 일부 고객들은 은행에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예금 금리가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은행 예금 중 가계예금은 38%에 불과해 금리 상승의 혜택은 자금이 많은 대기업들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변해정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