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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신용위기 그 끝은 어디인가? 中. 신용폭풍 파장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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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2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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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시장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부실로 시작된 전세계적인 신용위기 여파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뿌리채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경제를 선도했던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론까지 제기되면서 금융시장 메커니즘이 변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본지는 앞으로 3회에 걸쳐 신용위기 사태의 현황과 근본적인 문제를 분석해보고 글로벌 자본시장의 흐름을 전망해본다>

上. 신용폭풍으로 증시 초토화
中. 신용폭풍 파장 어디까지?
下. 헤게모니 상실한 미국 앞날은?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야기된 '제2의 신용폭풍'으로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 주요국이 일제히 금융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급박했던 1주일이 지나갔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사상 최대폭으로 치솟고 전세계 증시가 휘청거렸지만 조지 부시 미 행정부가 7000억달러(약 790조원) 규모의 사상 최대 공적자금 투입안을 마련하면서 금융시장 불안감은 일단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신용위기와는 별개로 신용위기의 근본적인 원인과 경제 전체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아직 뚜렷한 개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부담=신용위기의 근원지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을 비롯해 글로벌 경제의 펀더멘털 역시 개선되고 있을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노(N0)'다. 여전히 미국 부동산시장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고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도약한 아시아 신흥시장 역시 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중론자들은 전세계를 신용위기의 그늘로 이끈 모기지시장의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주말 분석한 바에 따르면 30일 이상 연체된 미국의 모기지 비율은 8월말 현재 6.6%를 기록했다. 이는 2개월전의 5.8%는 물론 전년 동기 4.51%에 비해 큰 폭 상승한 것이다.

주택가격은 하락하고 있지만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았던 미국 시민들이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신용위기 사태의 주범이랄 수 있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시장의 부실은 최악의 상황에서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연체율은 같은 기간 24.48%를 기록했다. 신용 사태로 실세금리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변동금리 모기지 연체율 또한 전월 대비 1.17%포인트 상승해 14.38%를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보다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프라임 모기지의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은 물론 프라임과 서브프라임의 중간 등급인 알트A모기지의 연체율이 10.73%를 기록해 두자릿수로 올라섰다는 사실이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해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주택판매 역시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형 부동산중개인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 8월 주택판매는 전년 대비 무려 17.5%나 감소했다. 이는 전월 감소폭 -14%에 비해 판매가 더욱 줄어든 것이다.

양대 국책모기지업체 중 하나인 패니매의 더그 던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들어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대두된 것도 부동산 시장의 위험을 더욱 키웠다"고 평가했다.

◆부동산시장 전망도 여전히 '먹구름'=이번주에 공개될 부동산지표 전망 역시 어둡다. 월가는 24일 발표되는 지난달 기존주택판매가 전월의 500만채에서 491만채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5일 발표되는 신규주택판매 역시 같은 기간 51만채로 전월의 51만5000채에서 줄어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전월 수정치 3.3%에서 변함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이 또한 하향 수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 미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사진은 뉴욕 전경.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주택가격은 1996년에서 2006년 사이에 무려 85%나 급격하게 폭등했다. 이는 최근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를 예상할 수 있는 신호였다고 전문가들은 뒤늦게 땅을 치고 있다.

미국의 신규주택건설시장은 최근 17년래 최악의 상황으로 떨어진 상태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소비가 차지하고 있으며 고용시장과 함께 주택가격 동향이 소비심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용위기 개선을 위한 선제조건이 부동산 시장이라는 것에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이견을 달지 않고 있다.

`국제금융 국가'의 저자인 배리 리톨츠는 최근 CNN머니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주택가격이 회복되기 전까지 필요한만큼의 자금을 쏟아부을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금 투입만으로 상황이 달라지기는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 경제도 '암울'=신흥시장 경제 역시 미국발 신용폭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국내외에서 발생한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경제 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지난 21일 밝혔지만 포스트올림픽을 맞은 중국 경제는 성장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은 물가불안과 경기 침체, 국제 금융의 불안정과 같은 각종 악재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효과적인 거시경제 정책과 풍부한 국내 소비 규모 및 자본 그리고 향상된 노동력에 힘입어 경제 발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에 대한 정책 당국의 자신감을 표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이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이어가는 것은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사진: 중국 부동산 시장 또한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조정론이 불고 있다.


중국 부동산시장 역시 본격적인 거품 붕괴 과정에 들어가면서 중국발 글로벌 경제 성장을 기대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중국의 경제수도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은 평방미터당 5000위안(약 83만원)까지 상승했지만 최근 시장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하 행진에 나서면서 거품이 꺼지고 있다.

상하이에서 한때 평방미터당 1만4000위안까지 상승했던 시내 중심지 부동산 가격은 최근 평방미터당 7200위안까지 하락하면서 반토막난 상태다. 

푸둥 역시 부동산 가격은 절반 이하로 무너진 상황으로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차이나반케에 따르면 푸둥구 중심지의 부동산 가격은 올들어서만 최대 20% 이상 가격이 빠졌다.

중국방지산지수계통(CREIS)에 따르면 7월 상하이의 신규주거용 임대아파트의 경우 110만 평방미터 전체가 월단위로 무려 61% 하락했다.

또한 올 7월까지  전국적으로 2만7743만 평방미터의 주거용 주택이 팔렸으며 이는 전년동기 대비 10.8% 감소한 것이다.  

CREIS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에 상하이 주택의 27%가 전반적으로 3.7%까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5개의 주거용 주택 개발 프로젝트는 평방미터당 1000위안이상 폭락했다고 차이나데일리는 전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09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9.8%에서 9.5%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는 기존 10%로 유지했지만 이 역시 하반기 재조정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ADB는 내년 중국이 수출 경기 둔화와 역내 투자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100달러 밑으로 하락하는 등 상품시장의 급등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중국의 올해 소비자물가는 7%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당국의 물가 억제 목표치인 4.8%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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