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 노조가 오는 26일 오전 4시를 기해 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노조의 파업에도 지하철 운행을 정상화 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메트로 노조의 파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메트로 노사는 지난 7월 9일부터 7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입금인상 등 단협 안건과는 별도로 사측의 '창의혁신 프로그램' 추진의 백지화를 거듭 주장하면서 교섭의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울시는 23일 서울메트로 노조 파업 결의와 관련해 기자설명회를 열고 "서울시 5개 공기업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실질적으로 개혁에 성공하지 못했다"며 시민의 협조 속에 목표했던 공기업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날 서울메트로 측도 "이번만큼은 시민의 발을 볼모로 하는 노조의 파업 전술이 먹혀들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서울메트로는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올해 말까지 전체 정원의 3.9%인 404명, 2010년까지 총인원의 20.3%(2088명)를 감축한다는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15일부터 동작역 등 8개 역과 유실물 센터 2곳의 운영을 민간업체에 맡긴 상태다.
하지만 노조 측은 ▲외주화, 민간위탁 중단 ▲공공성 강화 ▲20% 감원계획 철회 ▲단체협상 준수,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와 메트로 측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메트로 노조의 파업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영혁신을 통해 공기업을 개혁하겠다'는 명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시는 메트로 노조가 인력감축과 아웃소싱 등 구조조정에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비효율적인 경영과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노조 측 주장을 일축했다.
시는 또 "서울메트로의 승무분야 근무자들은 지난 5년간 대체근무수당을 받기 위해 연평균 16.6일의 병가를 냈다"며 "지난해 병가로 인한 대체근무수당 지급액 148억원 가운데 승무분야 직원이 123억원을 차지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서울메트로는 지하철 연장 1km당 인력이 76.2명으로 민간회사가 운영하게 될 9호선 20.3명에 비해 3배 넘게 배치돼 있다"며 방만한 경영에 대한 개혁 의지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시는 아울러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건설부채를 제외하고 운영부채만 2조1690억원에 달하고, 2006년 11월 국토해양부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선 전국 지하철 운영기관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권영규 서울시 경영기획실장은 "설립 이래 적자를 면치 못해온 서울메트로를 인력감축, 예산절감, 사업 다각화를 통해 2011년부터 흑자기관으로 바꿔 놓겠다"며 "잦은 쟁의와 파업 등으로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어렵게 하는 노조의 파업에 강경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SH공사 등 산하 5개 공기업 혁신을 위해 오는 2010년까지 총 인력의 17.3%인 3406명을 감원, 연간 1800억원을 절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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