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서도 그랬을까, 아니면 진짜 모르고 했을까.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갈팡질팡 입(?)'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럽다.
강만수 장관은 24일 열린 한 포럼에서 "그린벨트는 세계 어떤 나라에도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이같은 강 장관의 발언은 그린벨트 개발의 불가피성을 설명하려다가 억지 주장까지 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강 장관의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러시아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그린벨트를 도입, 엄격히 건축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1935년 런던도시계획위원회가 공공녹지와 여가공간을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런던 주위에 환상녹지대(Green belt, Green Girdle Open Space) 설치를 제안, 1938년 그린벨트법(Green belt Act)를 제정 시행해 오고 있다.
강 장관의 발언이 전해지자 정치권은 발끈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즉각 논평을 내고 "지난 3월 국토연구원에서 '영국·프랑스·독일 그린벨트 정책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며 "강 장관 말대로라면 국토연구원에서 있지도 않은 다른 나라의 그린벨트를 연구해서 보고서를 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되는 강 장관의 말은 하루 전인 23일에도 있었다.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 국회 답변 과정에서 "서울이 상징빌딩이 없는 세계에서 유일한 도시여서 서울의 랜드마크로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가 민주당의 융단폭격을 받은 바 있다.
또 금융위기설이 한창이던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현안보고회에서는 "현재 금융위기가 어느 단계인지 또 개인투자자들의 손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식으로 대답했다가 네티즌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었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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