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조영주 전 KTF 사장 구속 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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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2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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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사범위, 조 사장 공백, KTF 향배에 관심 집중 = 조 전 사장 구속에 검찰 수사 정·관계로 확대 =KT와 합병문제 계획대로 11월 경 발표할 수 있어

   
 
KTF 조영주 전 사장이 22일 협력사로부터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수감되고 있다.

수십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아 온 혐의로 조영주 KTF 전 사장이 검찰에 구속되자 통신업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하반기 통신시장이 위축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KTF에 대한 검찰조사가 예상외로 빠르게 진전되면서 정치권은 물론 모 기업인 KT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로 확대되지 않을까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만약 KT에 대한 검찰 조사가 시작된다면 하반기 국내 관련시장의 최대 화두인 KT-KTF 합병, IPTV 본격화, 결합상품 시장 확대 등 산적해 있는 과제들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의 수사 확대와 10월초로 예정된 국정감사를 앞두고 통신업계는 물론 정계에까지 조 전 사장의 구속 사건 파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의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짚어본다.

   
 
검찰이 KTF 조영주 사장이 중계기 설치사업과 관련, 납품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수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19일 조 사장을 체포.조사중인 가운데 검찰이 송파구 신천동 KTF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서류 등을 옮기고 있다.
1. 선장 잃은 KTF, 어떻게 되나

조영주 전 사장의 구속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수장을 잃어버린 KTF는 겉으로는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선장을 잃어버린 선원들의 모습’ 처럼 어수선한 분위기다.

조 전사장 구속 직후 임시이사회를 통해 김기열 경영지원부문장을 임시 사장으로 하는 대행 체제에 돌입하기는 했지만 직원들은 청렴한 이미지의 조 사장이 수십억원의 ‘뒷돈’을 받아오다 구속 것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이에 KTF는 어수선한 사내 분위기를 쇄신시키는 한편 KT와의 합병, IPTV 활성화 등 산적해 있는 하반기 경영전략을 무리없이 이끌어내기 위해 신임 대표 선정을 위한 이사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신임 대표는 내부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서 선임한다면 제3의 인물도 가능하지만 KTF는 주주총회를 계획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KT도 “주총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제3의 인물 선임 가능성은 배제 됐으며, 차기 사장은 결국 현재 KTF 비상근 등기이사 7명 가운데 한 명이 선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현재 KT에서 기획부문장을 맡고 있는 서정수 부사장과 KT내 재무통으로 알려진 권행민 전무가 KTF 신임 사장으로 유력시되고 있다.

서 부사장이 KTF 신임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될 경우 KT& KTF간 합병은 급 물살을 탈 것이라는게 업계의견이다.
 
 또 합병 후 KT 부사장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과 올 초 KTF 사내이사로 재선임 될 정도로 그룹내 탄탄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권행민 전무는 KT재무관리실장으로 현재 근무한 재무통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 KT-`KTF 합병전략을 총괄하는 KT그룹전략 CFT의 상위부서다.

권 전무는 KT비전경영실장과 KT재무실장 등 KT요직을 거친 후 KT그룹전략CFT장으로 근무 중이다.

권 전무는 양사 합병을 일선에서 진두 지휘고 있어 KTF의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2. 수사 확대에 주목받는 KT와 정치권

조영주 KTF 전 사장의 검찰 수사로 가장 주목 받는 쪽은 모 기업인 KT다.

KTF가 KT의 계열사라고는 하지만 KTF 사장은 KT의 부사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양 사의 관계는 특별하기 때문이다.

남중수 KT 사장과 조 전 KTF 사장과의 관계 역시 KT의 다른 계열사 사장들과 다르다.

남중수 KT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옛 체신부장관 비서관을 지낸 뒤 지난 2003년 KTF 사장을 거쳐 2005년 현 KT 수장에 오른 인물이다.

조 전 사장 역시 남 사장과는 대학선후배 사이인 동시에 체신부를 거친 이력도 같으며 KT 재직 시절인 2000년 IMT 사업기획단장으로 KT 남중수 사장(당시 IMT 사업추진본부장)을 도와 IMT-2000 사업권을 따내는 데 일조하며 KTF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2003년 KTF 부사장 그리고 2005년 7월 남 사장 뒤를 이어 제5대 KTF 사장에 등극, 남 사장과는 개인적으로나 업무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남 사장은 또 참여정부 시절 KTF 조 전 사장의 전임자라는 점과 KT가 KTF보다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원인인 납품비리 의혹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업계 일각에서는 검찰의 수사가 남중수 사장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 있다는 관측도 나돌고 있다.

특히 검찰이 이번 납품비리 의혹으로 조성된 비자금이 참여정부 시절 KT 고위 인사들에게 흘러들어 갔다고 확신하고 있어 KT에 대한 수사는 피할 수 없다.

정치권에 대한 수사 역시 검찰은 이미 조영주 전 KTF 사장이 납품업체 B사 대표 전모(구속) 씨로부터 받은 500만원짜리 수표 200장을 전액 현금으로 바꿔 인출했다는 사실이 자백받은 상태로 현재 돈의 사용처를 쫓고 있다.

이 때문에 수일 내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실세로 조 전 사장과 막역한 관계였던 이강철 전 시민사회수석을 비롯, 조 전 사장과 친밀한 관계가 있었다고 알려진 전. 현직 정치인들이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조만간 시작되는 국정감사에서 참여정부시절 조 전 사장의 정관계에 대한 로비의혹을 밝히려는 한나라당의 집중 공격까지 예상됨에 따라 정치권에도 한 차례 폭풍이 일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납품 리베이트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KTF 본사가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KTF 조영주 사장을 전격 체포해 조사 중이다.

3. KTF 향배, 어떻게 될까?

이렇듯 KTF에 대한 수사가 다각적인 방향에서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가뜩이나 얼어붙은 통신시장이 이번 사건으로 더욱 힘들어지게 만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올 해 국내 통신시장은 개인정보 유용 사건으로 시끄러웠다. 특히 SK브로드밴드(전 하나로텔레콤)를 시작으로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각각 수십일간의 영업정지를 당해 상반기 국내 통신시장은 말 그대로 암흑기였다.

이런 가운데 KTF 조 전 사장이 비리혐의로 구속된 것을 기점으로 통신시장에 또다시 검풍(檢風)이 불어 닥친다면 올 한해 국내 통신시장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 인터넷TV(IPTV) 활성화를 핵심정책 중 하나로 정하고 있고 국내 IPTV 활성화에 대한 열쇠는 KT가 쥐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이 KT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기에는 어느 정도 제약이 있을 것이라는게 업계 의견이다.

KT와의 합병 문제 역시 이번 KTF 사태를 계기로 KT와의 합병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KT는 양 사의 합병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던 조영주 전 KTF 사장이 구속됐고 앞으로 많은 KTF 임원들이 줄줄이 구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 사 합병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KTF 이사회에 서정수 부사장과 권행민 전무 등 두 명의 자사 고위 임원이 들어있는 KT로서는 양 사 합병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는 호기(好期)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KT가 KTF 대표이사 선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면 KTF 대표이사 선출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며 “KT가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위한 전략을 잘 세우기만 한다면 한 두달 내에 양 사 합병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KT 관계자 역시 “KTF와 합병문제는 이미 내부적으로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고 귀띰한 뒤 ““KTF의 비리 문제는 조 전 사장의 계획적 비자금 조성으로 이뤄진 것으로 양 사 합병에 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KT를 비롯해 관련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KT와 KTF와의 합병은 오는 11월 경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준 기자 sasor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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