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해태제과 홈페이지에는 ‘미사랑 카스타드 멜라민 검출 관련 공개회수’라는 제목의 팝업창을 띄워 공개회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게시한 공지에는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은 중국에서 멜라민이 함유됐다고 발표한 22개회사의 유가공 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며 “해태제과는 미사랑 카스타드 제품의 전량에 대해 회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향후 해태제과 전제품에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식품안전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해태제과가 중국에 OEM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는 '미사랑 카스타드'에서 멜라민이 137ppm이 검출됐다. 이는 미사랑 카스타드 12개 들이 한 팩을 다 먹을 경우 멜라민 9mg을 섭취하게 되며 미 식품의약국 기준으로 체중 20kg의 어린이가 매일 12.6mg을 섭취하면 인체에 위해를 줄 수 있다.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는 올 들어 9월 24일 현재 4억 원어치가 팔린 중국산 OEM 과자로 유통기한은 2009년 4월21일까지다.
멜라민은 석회질소를 원료로 한 공업용 화학물질로 계속 섭취하면 신장염이나 방광염, 급성 신부전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해태제과는 식약청 발표직후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전 직원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일부 직원들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탈해 하며 일시에 초상집 분위기로 돌변했다.
해태제과는 24일 오후 9시를 기해 식약청으로 부터 멜라민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진 중국산 OEM과자 '미사랑 카스타드' 787상자에 대해 전량 리콜 조치한다고 공식 밝혔다. 또 현재 물류창고에 보관중인 1만490여상자(수입량의 95%)도 전량 폐기처분키로 했다. 해태제과는 이미 판매된 제품의 경우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가 있을 경우 전량 현금으로 환불조치해 주기로 했다.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는 지난달 17일 총 2만4615㎏이 통관됐다. 식약청은 2만3558㎏을 압류했으나 1038㎏(787박스)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등을 통해 유통됐다.
소성수 해태제과 홍보팀장은 "식약청으로부터 멜라민 검출을 통보받은 직후 영업사원을 동원해 미사랑카스타드의 전량 회수에 나섰다"고 말했다. 소 팀장은 그러나 "중국 OEM 업체에 확인한 결과 문제가 된 22개 업체의 분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자체적으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덧붙였다.
식약청이 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던 일주일 전만해도 해태제과는 “멜라민이 검출된 분유를 사용하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며 큰 소리를 쳤다. 하지만 1주일도 안 돼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은 해태제과 제품에 대한 불신감을 보이고 있다. 주부 이 모(37)씨는 “그래도 해태제과 브랜드를 믿고 사먹었는데 뉴스를 보고는 과자 구입을 중단했다”며 “정말 이제는 믿고 아이들에게 먹일 간식이 없어 집에서 직접 만들어 주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해태제과는 이번 멜라민 사태의 파장 확산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미사랑 카스타드'를 공급해온 중국의 천진가련화국제유한공사에 대해서도 고강도의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우선 이날을 기해 천지가련화국제유한공사측에 미사랑 카스타드 생산 및 수입중단과 함께 OEM 거래관계 청산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 멜라민 파동과 무관한 중국 완달산 분유를 사용한 제품"이라며 "소비자 불신 해소 차원에서 모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전량 안전성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태제과의 한 관계자는 “해태제과의 인력이 상주하지 않는 중국의 공장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상 현지공장에 대한 관리상태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러한 문제는 해태제과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중국산 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피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면서 "비용 때문에 OEM을 당장 중단할 수는 없어 공정이나 원재료 관리 강화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멜라민이 나온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의 ‘밀크 러스크’는 올 들어 총 5건 1만4277㎏이 수입 됐으며 부적합 제품 1천856㎏ 가운데 불과 0.9%(17㎏)만 압류됐으며 나머지 1천839㎏은 모두 팔려나갔다.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이 지난 8월13일 홍콩에서 수입한 것으로, 멜라민 검출양은 7㎎이다.
식약청은 밀크 러스크 2010년 1월2일(유통기한)의 해당 제품을 즉시 압류하고 시중에 유통 중인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폐기토록 조치했다.
올 들어 '생쥐깡' 파동을 시작으로 한 각종 이물질 사고에 이어 광우병 파동 등 먹거리 불신이 끊이질 않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국내에도 상륙, 소비자 불안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식품 자급자족을 위한 주부들의 소모임'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최고조에 달한 불신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 아고라에서도 유모차 부대가 출동해 촛불시위를 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이에 소비자시민의모임 우혜경 대외협력팀장은 “대부분의 식품 제조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중국 OEM 생산 방식을 하고 있다”며,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려다 보니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중소공장을 찾게 되고 이로 인해 자꾸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는 등 악순환을 겪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시모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관련부서의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해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며, “소비자들은 대기업 브랜드를 보고 제품을 사지만 사실상 100% 국산은 없다. 더 이상 우리나라도 식품 안전지대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제품을 구입할 때 정보를 꼼꼼히 체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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