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G부실사태를 계기로 현재 추진중인 보험사의 파생상품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개정안에 대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석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8일 'AIG부실사태의 보험업권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AIG부실사태는 보험사에 있어 투자업무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AIG부실사태를 비롯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첨단 금융기법을 이용한 복잡한 파생상품 등의 출현 및 발달, 충분한 리스크 감내력이 결여된 상태에서 금융회사의 과도한 활용, 규제·감독 역량의 미흡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국내 보험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금융회사와 마찬가지로 보험사의 투자영업 과실 평가는 수익성 잣대가 중요하다"며 "특히 보험사 자산의 80-90%는 미래의 보험금지급을 위한 준비금 자산이라는 점에서 수익성보다 안정성이 중요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정 파생상품 기초자산의 부실이 빠른 속도로 전 금융기관으로 확산되는 마켓런(market run)을 통해 보험사도 시스템리스크에 언제라도 노출될 수 있다"며 "이러한 마켓런을 통한 시스템리스크 가능성은 금융사들의 리스크관리 능력 및 규제·감독 역량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파생상품 등에 과도하게 노출될 때 더욱 높아진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따라서 감독당국은 은행권뿐만 아니라 보험사 등 기타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시스템리스크에 대해서도 다소 보수적인 규제 및 감독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며 "특히 현재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추진중인 파생상품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는 개정안에 대해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보험사도 AIG 부실사태를 계기로 자산운용담당 인력 등이 단기적 고수익 실적에만 집착하는 유인을 억제하기 위해 장기성과 위주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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