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올린 KB금융지주號 'M&A'로 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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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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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아시아 10위 세계 50위 금융그룹 도약 천명 최우선 과제는 외환은행 인수

   
 
KB금융지주가 2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황영기 회장(왼쪽 두번째)과 강정원 국민은행장(왼쪽 네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KB금융지주가 출범과 동시에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의지를 천명해 국내 금융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최근 HSBC가 인수를 포기한 외환은행을 M&A 1순위로 지목해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등 다른 대형 금융기관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KB금융지주는 29일 서울 명동 본점에서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주요 시중은행이 모두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게 됐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구사해 오는 2013년까지 자산 600조원의 아시아 10위, 세계 50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범 전부터 M&A에 대한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 온 KB금융지주의 첫번째 M&A 대상은 외환은행이 될 공산이 크다.

황 회장은 "그룹의 경쟁력은 은행 부문에서 시작한다"며 "기업금융과 외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전에 대한 참여 의사를 밝힌 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6년에도 외환은행 인수에 나서 인수 계약까지 체결했으나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가 과도한 차익을 챙기고 있다는 이른바 '먹튀 논란'으로 비난 여론이 비등하면서 실패한 바 있다.

KB금융지주가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면 신한 우리금융을 제치고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로 도약할 수 있다. 또 국민은행이 가장 취약한 외환 부문까지 강화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하나금융 등 국내 다른 금융기관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최근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와 함께 미국발 금융위기로 금융기관의 외형 확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KB금융지주는 비은행 부문 강화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KB금융지주의 총 자산 가운데 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98% 가량으로 금융지주회사로서는 과도하게 높다.

황 회장은 "M&A는 국민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증권과 자산운용, 보험 등 비은행 부문에서도 M&A를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매물로 나온 유진투자증권에 대한 인수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KB금융지누는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복합상품 개발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황 회장은 "계열사 별로 분산된 고객과 상품 채널을 공유하고 복합상품 개발을 장려하겠다"며 "계열사 별 성과보수와 페널티를 적용하는 그룹 성과평가 제도도 도입하고 이를 위해 지주회사는 절충된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KB금융지주가 은행과 비은행 부문에서 개별적인 M&A를 추진하기보다 다른 금융지주회사와의 '대등 합병'을 통해 산적한 과제를 일거에 해결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황 회장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KB 신한 우리금융 간 대등 합병을 추진해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의 M&A에 나서든 문제는 역시 인수 자금이다.

특히 KB금융지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사들인 4조원 가량의 자사주에 대한 재매각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경우 M&A에 나설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외 증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KB금융지주의 자사주 매각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 관계자는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나마 안정적인 곳이 국민은행"이라며 "전략적 투자자들과의 매각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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