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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년 성장률 5% 제시…다시 도진 '낙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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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09-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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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외 경제기관 3%대 추락 가능성 제기

정부가 내년에는 5%,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7%의 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공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실물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 전문가들은 물론 한국은행조차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또다시 근거없는 낙관론을 들고 나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30일 발표한 국가재정운용계획안을 통해 국내 실질성장률이 올해 4.7%에서 2009년 4.8~5.2%, 2010년 5.2~5.6%, 2011년 5.8~6.2%, 2012년 6.6~7.0%로 점차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당시 내세운 '747' 공약이 거시경제 정책의 전면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강만수 재정부 장관은 "내년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고 국내 경제도 정상궤도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돼 5% 내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임기 중에 7%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감세와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와 내수가 살아나면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세금도 더 많이 걷힐 것이라는 선순환 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예산안도 세금은 대폭 줄이되 복지 예산 등 증가가 불가피한 지출은 충당하면서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으로 채워졌다.

당장 세수는 감소하는데 지출은 유지하면서 적자를 줄이겠다는 이율배반적인 목표를 내건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국내외 경제 여건이 정부의 예상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 실물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어 온 수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하향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주요 수출 대상국인 중국과 인도 등 신흥 경제국가와 고유가로 엄청난 오일 머니를 벌어들인 중동 국가의 경기 상황이 둔화세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3%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3%대 초중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금융 부실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내년 세계 경제가 쉽게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도 내년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3%대, 하반기 4%대로 5%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와 함께 JP모건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로 예상했고 씨티그룹(3.6%)과 UBS(3.5%)는 3%대를 제시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 경제성장률은 4.6%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며 "내년에는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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