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3일 본 입찰을 앞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예상 밖으로 잠잠하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인수전 ‘4파’가 대우조선 실사에 본격적으로 나섰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물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들 4개 업체는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에 추가적인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음은 물론 대우조선 해외 자회사를 직접 방문, 현지실사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일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는’ 격이다.
하지만 정작 대우조선 새 주인으로서 누가 가장 적합한지 여부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단점’과 관련한 논란은 이번 인수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4개 업체는 이를 사전에 철저히 봉쇄한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의 ‘아킬레스건’을 짚어봤다.
◆ M&A 경험부족, 돌파구는?
그룹 회장까지 직접 나서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는 GS의 경우 M&A 경험부족이 발목을 잡는 눈치다.
대한통운, 하이마트 등 최근 벌어진 대형 M&A에서 잇따라 실패한 전례가 그 배경에 있다. 특히 2006년도 기준 연간 매출액이 8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유진에 하이마트를 넘겨준 사례는 ‘소심한 M&A 전략’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게다가 GS는 과거 인천정유와 현대오일뱅크 인수전에서도 각각 고배를 마신 바 있어, GS 입장에서는 이번 대우조선 인수를 필두로 M&A와의 ‘악연’을 끊어내야 하는 부담이 적지 않다.
GS 관계자 역시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둔 듯 “2005년 (GS그룹)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3년 이상의 기간 동안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해 오고 있다”면서 “그 어떤 인수후보보다 조선산업 및 대우조선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단기간 내에 GS와 대우조선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나아가서는 대우조선을 명실상부한 글로벌 1위 조선/해양플랜트 기업으로 육성시킬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인 투자 및 육성 계획을 이미 수립해 놨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GS의 기업문화와도 M&A 실패 사례들은 맥을 함께한다.
영역확장을 위한 과감한 ‘베팅’ 보다는 기존사업 역량강화에 초점을 맞춘 ‘안정’에 상당한 무게가 실려 있는 것. 그래서인지 업계 안팎에서는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GS가 가격경쟁력 부분에서 타 경쟁업체들을 압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솔솔 새나오고 있다.
GS 관계자는 “GS 출범 이후 기존사업 강화를 통해 그룹의 안정화에 주력한 측면에서 (GS가) ‘보수적’이라는 외부의 평가가 있다”면서도 “GS칼텍스의 고도화 설비에 대한 대규모 투자 및 GS건설의 베트남 등으로의 적극적인 해외진출 등 과감한 투자를 실행해 왔다”고 항변했다.
◆ “최고 경영진의 인수의지 확고해”
이어 그는 “한편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룹 출범 이래로 GS그룹과의 시너지가 매우 큰 대우조선 인수를 적극적으로 준비해 왔고 최고 경영진의 (대우조선 인수) 의지 역시 확고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GS의 고민거리는 또 있다. GS칼텍스 고객정보유출 사건과 관련해 혹시나 GS에 ‘자금불똥’이 튀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GS칼텍스 정보유출 사건의 당사자는 어림잡아 1100만여명 수준. 이들 모두가 피해배상을 요구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그 금액은 수 조 원을 웃돌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일, GS칼텍스 고객 500명이 GS칼텍스 및 GS넥스테이션을 상대로 일인당 100만원 씩 총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히고 1100만명 전부가 소송을 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자금불똥설’은 ‘오바’일 가능성이 높다.
관련해 GS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별개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행법상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같이 투자할 수 없고 컨소시엄 구성도 GS칼텍스와 상관없이 끝났다. ‘자금불똥설’은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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