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판문점을 통해 방북길에 오른 힐 차관보는 협상 파트너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 등과 만나 핵 신고서 내용을 검증할 원칙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미국이 이번 협의를 통해 양측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축성있는 검증 이행 계획서'의 윤곽을 잡을 경우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북한은 핵실험장 복구로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힐 차관보의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갔다면 유연한 협상을 기대할 수 있지만 2002년 10월 'HEU(고농축우라늄)' 파동'을 주도한 미국 정부내 가영파들이 부시 행정부가 끝나기 전에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할 검증계획을 끝까지 고수하려 한다면 협상파인 힐 차관보의 운신의 폭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검증협의를 주도하는 비확산담당 당국자들은 검증원칙에 샘플채취와 미신고시설 방문 등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패전국에나 강요할 수 있는 강도적 사찰'이라고 거부하고 있어 접점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북한의 위기지수가 치솟으면서 미국 대선국면에서 북핵 문제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오바마 후보 진영의 마이클 쉬퍼 고문은 오바마 후보의 북핵 구상에 대해 "북한이 완전하고도 검증가능하게 핵프로그램을 제거한다면 6자회담 당사국들은 북한에 대해 경제적 지원, 제재 완화, 안보보장은 물론 궁극적으로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라는 밝은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쉬퍼는 "그러나 6자회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미, 북의 직접적이고 원칙있고 단호한 자세의 협상이 병행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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