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펀드가 글로벌증시 급락에 환율 폭등까지 겹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환헤지를 한 해외펀드 가입자는 환율이 급등했을 때 막대한 환차익을 놓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가 헤지비용으로 손실이 더 커진다.
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은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가입하면서 100% 환헤지를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수익률 격차가 6일 기준 3개월 수익률은 18.12%포인트이며 1년 수익률은 33.88%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환헤지 비율이 80% 정도인 해외주식형펀드 1년 평균 수익률은 -35.59%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면 환차익이 반영되면서 손실폭이 -10% 이내로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실제 환헤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삼성글로벌Water주식종류형자 1_A'는 환헤지형 1년 수익률이 -26.47~-25.77%인데 비해 환투자형은 -3.83~-2.95%로 비교가 된다.
환헤지는 해외펀드에 1만달러를 투자하면서 1년 후 달러당 1000원에 교환하는 선물환 매도 계약이다. 1년 뒤 원.달러 환율이 800원으로 떨어지더라도 달러당 1000원을 적용해 환차손을 피할 수 있다. 반면 환율이 달러당 1200원으로 올랐을 때도 계약에 따라 달러당 1000원이 적용돼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대규모 투자손실이 났을 때 환율이 오를 경우는 피해 규모가 단순히 환차익을 포기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30% 투자손실이 발생해 투자원금이 1만달러에서 7000달러로 줄어든다면 펀드매니저는 그 과정에서 사라진 3000달러에 대한 선물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 이때 환율 상승분만큼 높아진 가격에 달러를 매입해 해지하기 때문에 추가적 비용이 생긴다.
국내에 설정된 환헤지형 해외펀드에 가입했다면 헤지비용이 날마다 재산정되는 펀드 수익률에 반영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이를 체감하지 못하지만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반면 해외에 설정된 역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는 환헤지를 위해 판매사와 별도 선물환 계약을 체결하는데 투자손실과 환율상승이 겹치는 경우 추가 비용을 한꺼번에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환차손으로 인식된다.
삼성투신운용 강성호 선임매니저는 "투자손실로 외화투자 자산이 줄어들 경우 오버헤지된 물량을 풀어줘야 한다. 이때 환율이 오른다면 해외펀드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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