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사태로 중국 유제품 업계 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중국 런민왕(人民網)은 유제품 업계 서열 6위의 싼위안(三元)사가 멜라민 분유 사태로 파산 직전에 놓인 싼루(三鹿) 그룹의 인수 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시기를 살피고 있다고 7일 보도했다.
멜라민 분유 사건 발생 후 싼루 그룹은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존재가 되어 어떤 노력을 한다한들 예전의 명성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이후 활로를 보장받을 수 없는 지경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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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지난 52년간 중국 유제품 업계를 선도했던 싼루 그룹의 공장 내부. |
또 소비자들에 지급해야 하는 손해배상금은 약 7억 위안에 달하며 은행에 갚아야 하는 대출금까지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 현재 싼루 그룹의 총 자산은 16억1900만 위안, 채무는 3억9500만 위안인 점을 감안한다면 현재 상황은 싼루 측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이 같은 배경 아래 지난달 26일 싼위안은 자사 주식거래 중단을 공고하고 논의중인 합병 사안이 확정되면 거래를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제품 업계는 바로 싼루를 싼위안의 합병 대상으로 주목하고 진위 파악에 들어갔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허베이(河北)성 국유자산관리위원회(국자위)는 싼루에 파견된 직원들의 일부가 싼루 자산을 처분하고 최대한 빨리 공장 생산라인을 재가동시키기 위한 새로운 운영진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싼위안과 싼루 양측 모두 구체적인 조건을 놓고 협상을 전개 중이지만 현재 어느 쪽도 긍정적인 답변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업계 전문가는 싼위안이 싼루 그룹 인수에 관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라민 파동으로 싼위안의 상품은 시장에서 수요를 채 따라가지 못하는 등 급속히 생산량을 늘려야 할 처지지만, 이와 동시에 싼루는 전면 생산 정지에 들어간 상태다.
현재로서는 싼루의 대주주 헝톈란(恒天然)이 싼루 자산을 포기할지 여부가 관건사항으로 지적됐다.
동시에 합병 이후 싼위안이 싼루의 어떤 자산을 손에 넣게 될지 또 어떻게 앞서 발생한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해 보일지도 합병의 걸림돌로 꼽혔다.
하지만 헝톈란이 싼루 지분에서 완전히 손을 털거나 소량의 지분만을 남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고 만약 정말 그가 물러난다면 싼루 합병에 대해 싼위안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광동(廣東) 유업협회 왕딩몐(王丁棉) 이사가 전망했다.
왕 이사는 싼루 인수 이후 싼위안의 몸집이 전에 없이 불어나며 브랜드에 거대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 싼루가 보유하고 있던 판매망과 우유 공급 기지들이 싼위안의 향후 발전을 위해 기초를 다지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왕 이사는 싼위안이 싼루를 합병함으로 인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업계 시장에 큰 촉진 작용을 하겠지만 단기간 내 중국 유제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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