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손해보험 간 교차판매 시행 결과 인지도가 높은 일부 대형보험사가 시장을 석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교차판매의 수혜가 상대 손해보험업계에 계열사를 둔 회사로의 '쏠림'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차판매가 시행된 지난달 주요 보험사들의 교차판매 영업 실적을 종합한 결과 이같이 추세를 보였다.
굪차판매한 생명보험사 소속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반대로 손해보험사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그 전까지는 '1사 전속제'로 설계사가 소속 회사 상품만 팔 수 있었지만 교차판매 시행으로 한 설계사를 통해 소비자는 업종 구분없이 필요한 보험상품을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게 됐다.
예컨대 자동차보험을 팔았던 설계사를 통해 종신보험에도 가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교차판매 시행된 지난 9월 생보업계의 경우 통상 신규 영업실적의 잣대로 삼는 월납 초회 보험료를 기준으로 총 8억여원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이 교차판매 설계사를 통해 4억1200만원으로 팔아 1위에 올랐다. 이는 생보사 전체 실적의 절반을 넘는 액수다.
이어 신한생명이 1억2300만원, 알리안츠생명이 1억2000만원, 금호생명이 6000만원, 대한생명이 3300만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경우 장기·일반보험은 월납 초회 보험료를, 자동차보험은 합산보험료를 기준으로 할 경우 삼성화재가 51억3100만원의 원수 보험료 실적을 기록했다.
뒤이어 동부화재 15억5300만원, 현대해상 10억2500만원, LIG손보 8억200만원, 메리츠화재 4억7200만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손보업계 역시 삼성화재가 전체 실적(101억2500만원)의 절반 이상을 챙겼다.
상품별로는 자동차보험의 원수보험료가 82억2000만원으로 집계됐으며, 장기보험(14억2300만원), 일반보험(4억83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대형사나 계열보험사를 둔 회사의 성적이 대체로 좋았다. 삼성의 경우 생보와 손보 모두 절반 가까운 수익을 챙겼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로 쏠릴 줄은 알았지만 절반씩이나 독식하는 건 지나친 것 아니냐"며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가 높은 이들 두 회사에 교차판매 설계사들이 많이 몰리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생보.손보 양 업계를 비교하면 손보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통계에 빠진 생보사의 일시납 계약을 감안해도 손보 쪽이 10배 가량의 보험료를 더 챙겼다.
생보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덕분에 손보사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낸 것 같다"며 "그러나 생보사의 인기 상품인 변액보험을 팔기 위한 자격증을 취득한 손보 설계사가 늘어나면 생보사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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