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의 9월 매출 신장률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불황에도 끄떡 않던 부유층 소비자들도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주가와 환율 급락 등 금융 불안에 대한 공포가 서민과 부유층을 가리지 않고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악순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12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의 9월 총매출 신장률은 각각 2%, 3%, 4%로 잠정 집계돼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백화점 '빅3'가 동시에 매출 신장률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백화점 매출 부진은 불황에도 끄떡 않던 부유층의 소비마저 줄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장기 불황의 한파가 사회 전체로 파급되고 있을 시사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계속되는 따뜻한 날씨와 금융 불안이 겹쳐 의류 매출이 지난해 9월에 비해 4% 줄어드는 등 가을철 계절수요를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환율 급등으로 해외여행이 줄면서 수입 명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33% 늘고 가을철을 맞아 등산복 매출이 30% 가량 신장한 것이 매출 감소폭을 줄였다.
현대백화점도 역시 9월 중 의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낮은 매출신장률을 나타냈다. 여성정장(-2.9%), 여성 캐주얼(-2.3%), 남성의류(-6.6%), 가정용품(-4.5%) 등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3분기에는 명품, 잡화 매출이 지속적으로 신장세를 유지했으나 최근 금융위기와 경기위축의 여파로 9월 실적이 부진한 결과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