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그룹, 위기는 곧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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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14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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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게 15일은 지난 8월15일 건국 60주년을 맞아 정부로부터 특별사면을 받은 지 딱 두 달째를 맞는 날이다.

정 회장은 비자금 조성 및 특가법(특정경제범죄자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와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확정받는등 많은 마음 고생을 겪어왔다.

그러나 특별사면 조치 후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행보들을 적극 펼쳐 나가고 있어 재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가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 위주로 자동차 판매실적이 급냉 상태로 빠져, 세계 자동차업계의 ‘빅3’인 GM과 크라이슬러간 합병설까지 나올 정도로 업계는 불황기에 놓였다.

이에 글로벌 메이커사들에 비해 중소형차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은 이번 세계 경기침체 상황을 위기인 동시에, 또다른 한편으로는 기회로 삼고 있다.

실제로 정몽구 회장은 13일 미국, 중국, 유럽 등 해외의 생산 및 판매법인장들을 양재동 본사로 모두 불러 들여 해외판매전략회의를 가졌다.

이날 정 회장은 “미국과 유럽등 주요 선진시장의 자동차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러시아 ∙동유럽 등 신흥시장과 틈새시장에 맞는 중∙소형차 판매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또 유로, 달러 등 환율이 수출기업에게는 유리한 상황임을 감안해 판매 확대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수익 위주로 운영할 것도 지시했다.

특별사면 조치 후 2달여 동안 현대기아차그룹이 보인 경영전략들은 괄목할만한 것 들이다.

사면직후 곧바로 저탄소 친환경차를 양산해 정부의 세계 4대 그린카 강국 정책에일조할 수 있도록 올해 11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4500명도 채용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현대기아차는 내년 하반기에 준중형급 LPG 모델인 아반테 LPI 하이브리드 차량을 처음 양산하고, 2010년에는 중형차종 가솔린과 LPG 하이브리드 차도 본격 출시할 예정이다.

또 정몽구, 김동진, 윤여철로 이뤄졌던 대표이사 삼각체제를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으로의 후계구도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도 벌여오고 있다.

지난 30년동안 정몽구 회장을 지근에서 보좌하며 그룹을 글로벌기업 반열에 올려놓은 김동진 부회장을 현대모비스 부회장으로 전보시킨 데 이어 박정인 HMC투자증권 회장, 유홍종 BNG스틸 회장 등은 경영일선에서 퇴진, ‘세대교체의 틀’이 마련됐다.

또 지난 8월 포르테, 9월 쏘울, 그리고 이번달에는 프리미엄 스포츠카인 ‘제네시스 쿠페’로 이어지는 신차들을 잇따라 발표, 자동차 판매 성장율도 견인하고 있다. 

이처럼 계속되는 신차효과로 기아차는 지난 2년간의 영업적자에서 벗어나, 올해는 흑자로 전환했다. 이미 기아차는 상반기에만 21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상태이다.

정 회장은 특별사면후 글로벌 현장경영 강화와 함께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중국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베이징현대 공장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 체코 등의 유럽 순방길에 올랐고, 11월에는 브라질 상파울로에 연산 10만대 규모의 공장까지 짓는다.

브라질에 완성차 생산공장을 건설하면 현대기아차그룹은 미국, 유럽뿐 아니라, 중국 인도 러시아 등 브릭스(BRICs) 국가 모두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원가절감, 마케팅 및 판촉으로 판매를 끌어올리던 시대는 지났다고 판단하고 일련의 성장 전략들을 펼쳐오고 있는 정몽구 회장의 행보가 침체의 늪으로 빠진 세계 자동차시장에 성공적인 위기경영 돌파사례로 기록될 지 주목된다.

박재붕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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