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생사여탈권’쥔 산은의 선택은? (재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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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1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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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14일 GS와의 공동컨소시엄 구성에 실패한 포스코에 대해 인수전 단독참여가 가능한지 여부를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산은 관계자는 “포스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무법인 광장에 관련 내용을 의뢰한 상황”이라면서 “아직 (광장에서)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광장의 분석 작업이 끝나는 대로 산은의 공식입장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해 광장에서는 예비입찰서류와 입찰안내서 등 입찰관련 서류를 분석해 입찰절차 위반 여부를 파악함은 물론 GS의 컨소시엄 참여를 전제로 작성된 경영계획서, 인수구조, 자금 조달계획 등 제안서 내용, 입찰참가자들의 법률적 의견 차이 등을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산업은행은 전했다.
  
광장의 검토결과가 나오는 대로 입장을 정리해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산업은행이 밝힌 만큼 이르면 15일 중 최종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14일 서울 증권선물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 참석 “오늘 단독입찰을 진행키로 이사회가 결정한 만큼 적절한 절차에 따라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면서 “산업은행의 판단을 따를 것이다. (단독참여 승인이 되지 않더라도) 소송을 제기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 가능성1. 산업은행이 포스코를 버린다면

산은이 입찰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포스코의 단독입찰을 거부할 경우 의외로 상황이 쉽게 일단락 될 수 있다. 명분도 분명하다. 무엇보다 포스코가 ‘꺼리’를 제공했고 그간 진행돼 왔던 대형 M&A과정에서도 이 같은 전례는 없었다. 각종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까지 산은이 무리할 이유가 없다. 

현대중공업이나 한화의 반발움직임도 사실상 무마된다. 오히려 대우조선 인수 유력주자로 분류되던 경쟁자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산은은 이들에게 감사인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반면 산은이 포스코의 손을 들어줄 경우 셈법이 복잡해진다.

우선 현대중공업과 한화의 반발을 무마시키는 것이 산은의 ‘제1과제’로 남는다.

한 인수희망업체 관계자는 “산은이 포스코의 단독입찰을 허용한다면 법적대응을 포함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는 다 취할 것”이라면서 “최악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한화가 이번 입찰에서 빠질 수도 있다. 거기에서 오는 모든 책임은 산은이 져야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포스코의 단독참여 승인여부에 따라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고 언급, 강경 대응방침을 시사했다.

◆ 가능성2. 산업은행이 포스코를 살린다면

대우조선 매각가가 상당폭 하락,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은 산은의 ‘제2과제’다. 산은이 시장에 내놓은 대우조선 보유지분은 31.3%에 달한다.

인수 희망업체들 중 ‘큰손’으로 분류됐던 포스코가 빠진다면 대우조선 인수전은 그야말로 ‘속빈강정’이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자금유동성 위기가 각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더욱 그렇다. 한 업체라도 더 참여시켜 대우조선 인수전에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그나마 산업은행이 염두에 두고 있는 대우조선 적정 매각가에 근접할 수 있다.

산은의 ‘제3과제’는 법적공방 개연성의 상존.

산은이 본입찰에 앞서 각 인수 후보들에게 제시한 본입찰 안내서에 따르면 본입찰 제안서 제출 이후에는 컨소시엄 변경이 원천적으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매각주간사(산은)가 허용하고 동의하는 경우 컨소시엄 구성을 변경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도 있다.

이는 예외조항에 대한 인정범위를 놓고 파열음을 일으킬 공산이 크다. 보는 각도에 따라 ‘변경금지’, 또는 ‘구성변경’에 각각 무게가 실릴 수 있는 탓이다. 

◆ 본입찰 제안서, ‘아리송’

표면적으로 포스코가 산은에 제출한 본입찰 제안서는 GS와 공동으로 작성돼 있다. 뒤집어 말하자면, GS가 빠짐으로 해서 제안서 내용 자체가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한 ‘팩트’와 다르게 됐다.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적시된 서류가 본입찰에 올라갔다는 것 자체가 하자다.

게다가 ‘컨소시엄구성변경’이라는 항목을 두고도 인수희망기업 간 공동컨소시엄구성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참여한 컨소시엄만을 고려해야 하는 것인지를 놓고 격한 파열음이 예고되고 있다.  

산업은행이 전자에 방점을 찍는다면 포스코는 단독 입찰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후자의 경우 사실상 포스코를 중도 탈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산업은행은 포스코 단독입찰 여부와 무관하게 대우조선 매각 일정을 당초 일정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14일 밝혔다. 본입찰 제안서에 대한 분석과 평가작업이 통상 열흘정도 소요됨을 감안했을 때 이르면 오는 24일 께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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