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문다는 주택사업자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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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1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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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스스로 문을 닫는 주택건설업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미분양사태와 이로 인한 자금난이 지속되고 있는 탓에 업황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져서다. 중견업체는 물론이고 대형 건설사의 부도설도 심상치 않게 들린다.

16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등록이 말소되거나 등록을 자진 반납한 주택사업자는 모두 820개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493개)에 비해 66%나 증가한 수치다.

월별로는 1월이 240개로 가장 많았으며 3월에도 197개나 문을 닫았다. 하반기에는 7월 42개, 8월 28개, 9월 30개 등으로 다소 줄었다.

등록 말소(617건)는 등록 기준에 못 미치는 사업자에 대해 지방자치단체가 자격을 뺏는 것이다. 자진 반납(203건)은 말 그대로 사업자 스스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이다.

새로 주택사업에 뛰어드는 업체 수도 급감하고 있다. 올 들어 신규 등록한 주택사업자는 지난달 말까지 324개에 그쳤다. 연말까지 가더라도 400여개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 2006년(862개)과 지난해(808개)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친다.

이 때문에 외환위기 이후 주택경기 회복세를 타고 꾸준히 늘어났던 주택사업자 수는 지난 2006년 말 7038개에 달했지만 올 들어 눈에 띄는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사업자로 등록된 업체 수는 모두 6404개로 지난해 말 6901개에 비해 497개(7.2%) 줄었다. 이는 지난해 감소폭(137개ㆍ1.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처럼 주택사업이 매력을 잃은 것은 집을 지어봤자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분양 주택은 지난 7월 말 현재 16만가구를 넘어서며 미분양주택 집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발 금융 충격에 몸을 사리고 있는 금융권이 보수적인 영업에 나선 것도 업체들의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웬만한 업체는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한 데다 금리마저 치솟아 대형 업체들이 느끼는 자금부담도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지금의 주택업계 위기는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며 "주택업체들이 자금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활성화시키고 대출금 만기를 연장해 주는 등의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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