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15일 브뤼셀의 EU 본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은 EU 정상회담 첫째날에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전세계의 금융권을 쥐고 흔들고 있는 금융위기의 원인이 뿌리채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 구축'이라는 최대 과제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발표된 선진 8개국(G8) 공동 성명을 통해 G8 정상들은 조만간 만나 21세기가 직면한 도전들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면서 '새로운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공동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의견을 같이했다.
브뤼셀에서 EU 정상회담에 참석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새로운 자본주의로 가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G8 회동이 내달 뉴욕에서 열리게 될 것"이라면서 "이 회동에 G8 회원국 외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대국들도 동참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제2의 브레튼우즈 체제가 구축되기 위한 발판이 하루속히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처음으로 은행 국유화 조치를 단행한 고든 브라운 총리는 "1944년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막기위해 달러 고정환율제와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창설에 합의한 브레튼우즈 협정을 다시 도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위해 범세계적인 경보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브라운 총리는 IMF와 '금융안정화포럼'(FSF)이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현재 IMF와 FSF는 강제권은 부여받지 못한채 금융시장 감시 기능만을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EU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회동에서 지난 12일 EU가 회원국별로 지원키로 한 2조2천억유로(미화 3조230억달러 가량)상당의 금융구제기금을 승인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EU의 회동이 브레튼우즈-Ⅱ를 구축하기 위한 발판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영국의 BBC 방송 또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주제 마누엘 EU 집행위원장이 오는 18일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만나 금융위기 대응책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부시는 지난주 금융위기 대처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G8 회원국 일부 정상 및 그룹 20(G20) 지도자 일부와도 접촉한바 있다.
한편 필리핀의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은 마닐라 대통령궁 연설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한국, 일본 및 중국 등의 지원을 받아 역내 금융위기대처기금을 구축키로 합의했다"면서 "세계은행이 기금에 먼저 100억달러를 지원키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는 지원받는 기금이 부실자산을 확보하고 어려움에 처한 금융기관과 기업의 '재자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기금지원 문제를 협의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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