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달러 공급..은행권 외환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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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0-1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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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7일 은행들에 달러를 직접 지원키로 함에 따라 달러 기근에 처한 시중은행들의 자금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앞으로 달러가 필요하면 경쟁입찰을 통해 한은으로부터 달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최근 해외차입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은행으로서는 안정적인 달러 공급원이 새로 생긴 셈이다.

◇ 은행에 달러 직접 공급
한은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들에 외화 유동성을 공급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외화자금 시장이 불안해지자 그해 9월부터 간접적인 방식을 통해 달러를 풀기 시작했다.

   한은이 일부 대행은행을 통해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스와프 거래를 하면 대행은행은 다시 시중은행간 스와프 거래를 통해 달러를 제공하는 식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은 달러가 꼭 필요한 은행에 자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비공개적으로 이뤄져 달러기근 사태 때 한은이 달러를 풀고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에 따라 직접적이고 공개적인 방식인 경쟁 입찰을 도입한 것이다. 달러가 필요한 은행은 매주 화요일 정기적으로 시행될 입찰에서 스와프 금리를 제시해 낙찰 받으면 된다. 해외차입이 더 낫다고 판단되면 입찰에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 한은은 기존의 간접적인 방식도 당분간 병행하되 점차 축소하기로 했다.

   입찰 참가 대상은 은행법에 의한 금융기관(외은지점 포함)과 농협중앙회과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한은 안병찬 국제국장은 "입찰 규모가 사전에 공개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자금 조달 때 예측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은행으로서는 달러 공급원이 새로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 얼마나 공급하나
한은은 공급 규모를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공급 규모를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오는 21일 시행될 첫 입찰에서는 20억∼30억 달러를 풀기로 했다.

   한은은 오는 12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들의 단기 및 중장기 외화자금은 약 361억달러이며, 이 가운데 중장기 자금은 27억 달러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이 중장기 차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해 만기 상환에 어려움이 없도록 해당 자금 만큼을 3개월 만기로 우선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안 국장은 "은행들이 그동안 단기자금을 많이 확보해 놓았기 때문에 단기자금 쪽에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며 "첫 입찰 상황을 봐서 입찰 규모를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이번 조치는 최근 정부가 외환 스와프 시장과 수출입은행 등을 통해 달러를 공급하는 것과는 별도로 시행된다. 시중에는 달러가 많이 풀리게 되지만 외환보유액은 그만큼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9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2396억7천만달러다. 이에 대해 한은은 스와프 거래 기간에는 외환보유액이 줄어들겠지만 거래 기간이 끝나면 다시 달러가 들어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 은행들 환영
은행들은 이번 조치가 달러난 해소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업은행 김성순 차장은 "한은이 강력한 유동성공급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환율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부장은 "그동안 스와프 시장이 제 역할을 못했는데 한은이 물량을 공급해 주면 은행들의 달러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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