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은행 대외채무 3년간 1천억弗 지급보증

300억弗 외화유동성 추가공급 3년이상 장기펀드 세제지원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오른쪽),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은행회관에서 '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은행의 대외채무에 대해 3년간 지급보증에 나선다. 또 30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추가 공급하고 환매조건부채권(RP) 및 국채 매입을 통해 원화 유동성도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은행회관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같은 내용의 '국제금융시장 불안 극복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20일부터 해외지점을 포함한 국내 은행이 내년 6월30일까지 도입하는 신규 및 차환용 대외채무에 대해 발생일로부터 3년간 지급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총 보증 한도는 1000억 달러다.

지급보증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지급보증을 맡고 이후 동의안이 발효되면 정부 보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강만수 장관은 "내년 6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은행의 대외채무가 800억 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해 보증 한도를 1000억 달러로 설정했다"며 "차환이 잘 이뤄지면 외환보유액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만큼 지급보증이 외환보유액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은과 공동으로 시장에 300억 달러를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200억 달러는 수출입은행을 통해 공급되며 이 가운데 150억 달러는 경매를 통해, 50억 달러는 무역금융 지원을 통해 제공된다. 나머지 100억 달러는 한은이 경쟁입찰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시장에 풀게 된다.

또 한은은 RP매입과 국채 직매입, 통화안정증권 중도상환 등을 통해 원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는 "원화 유동성이 지나치게 긴축되면 금융시장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은이 충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한 세제 지원 방안도 함께 발표됐다.

적립식 장기 주식형펀드의 경우 3년 이상 가입하면 분기별 300만원, 연간 1200만원 한도 내에서 불입금액의 일정비율을 소득공제하고 3년간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장기 회사채형펀드의 경우 3년 이상 가입시 1인당 3000만원 한도 내에서 배당소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세제 혜택은 이날 불입분 및 소득 발생분부터 적용되며 가입시한은 내년 12월31일까지다. 이미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판매회사에 3년 이상 가입 의사를 전달하고 기존 계약을 갱신하는 절차를 거치면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이번 세제 지원 방안이 시행되면 오는 2013년까지 1조3000억원의 소득세 감세 효과가 발생하지만 10조원 가량의 추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기업은행에 주식이나 채권 등 1조원 규모의 현물을 출자하기로 했다. 이번 출자로 기업은행의 대출 여력은 12조원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G-20 소속 신흥경제국도 통화스왑 등 국제 공조체제에 포함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역내 상호자금지원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를 내년까지 완료하기로 했다.

다만 주요 선진국에서 실시하기로 한 예금보호한도 상향 조정이나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은 현재 시점에서 불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재호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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