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7천300명 쌀직불금 500만원이상 받아

지난해 쌀소득보전직불금(이하 쌀직불금) 신청자(농가)는 평균 90만원 정도의 직불금을 받았고, 서울지역 거주자 4명을 포함한 7천300명의 경우 수령액이 5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령액이 1천만원을 웃도는 사람도 500여명에 달했다.

   20일 농식품부의 '쌀 직불금 지급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쌀고정직불금을 수령한 사람은 107만6천567명, 이들에게 지급된 '고정 직불금'은 모두 7천120억원이었다. 1인(농가)당 평균 66만1천원 꼴이다.

'변동 직불금'의 경우 101만5천513명 몫으로 2천791억원이 책정돼 한 사람에게 평균 27만5천원 정도가 돌아갔다. 고정.변동 쌀직불금을 모두 받은 농가는 평균 93만6천원(66만1천원+27만5천원)을 탄 셈이다.

   정부는 해마다 쌀 직불금 가운데 법으로 정해진 고정 직불금을 10월께 먼저 나눠주고, 10~12월 수확기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을 조사한 뒤 이듬해 3월까지 추가로 변동 직불금을 지급해 쌀 목표가와 산지가의 차액 보전 작업을 마무리한다. 대부분 고정 직불금 수령자가 변동 직불금도 받지만, 변동 직불금 대상자가 5만~6만명 적은 것은 고정 직불금이 휴경이나 다른 작물 재배 여부에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대상 농지에 지급되는데 비해 변동 직불금은 쌀 생산 실적이 있어야만 주기 때문이다.

   고정 직불금의 경우 전체 수령자의 60%인 64만2천275명이 50만원 미만을 받았으나, 100만원이상의 직불금을 받은 사람도 18만4천367명(17%)에 달했다. 특히 7천270명의 수령액은 500만원을 웃돌았다.
500만원이상 수령자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전북이 2천234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 전남 1천839명 ▲ 충북 1천311명 ▲ 경기 501명 ▲ 경북 484명 ▲ 강원 288명 ▲ 경남 283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4명), 부산(10명) 대구(2명) 인천(124명), 광주(20명), 대전(1명), 울산(1명) 등 대도시 거주자 중에서도 고정 직불금만 500만원 넘게 받은 사람이 상당 수 존재했다.

   고정 직불금보다 지급액이 적은 변동 직불금의 경우 20만원미만 수령자가 전체의 58%(59만2천692명)를 차지했고, 5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이 87%(88만6천219명)였다. 반면 3만6천712명(3.6%), 514명은 각각 100만원이상, 500만원이상의 직불금을 받았다. 500만원이 넘는 변동 직불금을 탄 사람들은 고정 직불금도 확실히 500만원보다 많기 때문에, 결국 514명은 전체 직불금 수령액이 1천만원이상이라는 얘기다.

   이처럼 한 사람이 한 해 500만원, 1천만원이상 직불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현행법상 직불금이 면적에 비례해 제한없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예로 대규모 농업법인인 ㈜현대서산농장은 ▲ 2005년 53억원 ▲ 2006년 37억원 ▲ 2007년 31억원 등 지금까지 무려 121억원의 직불금을 타 갔다.

   더구나 대도시 거주자 가운데서도 수 백만원의 직불금 수령자가 나오는 것은 현행 쌀직불제 관련법이 모내기.농약살포.추수 등의 위탁 영농까지 '자경(自耕)'으로 인정하고 있어 농지 소재지와 다른 곳에 사는 '관외 경작자'라도 상당히 큰 규모의 논농사를 직접 경영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이같은 사례를 찾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쌀직불제법 개정안에서 일정 면적보다 작은 땅에만 직불금을 주도록 규정했다. 농식품부는 향후 시행규칙에서 '개인 10ha, 법인 50ha'를 상한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또 직불금 신청을 농지 소재지 읍.면.동에서만 받고, 쌀 판매 및 비료 구매 실적이나 이웃 경작자의 증명 등을 통해 반드시 직접 농사를 짓는 사실을 입증하도록 기준을 강화하며 '농작업 전부 또는 대부분을 타인에게 위탁하여 수행하는 경우 제외한다' 등의 규정을 추가해 관외경작자의 '원격 농사'를 사실상 원천적으로 차단할 방침이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