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영리 기자) 미국발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확산됨에 따라 홍콩 역시 금융권을 중심으로 감원바람이 불고있다. 이에 따른 고용불안이 확산되는 가운데 홍콩은 실업공포에 휩싸였다.
지난달 HSBC가 금융위기 여파로 감원계획을 발표한 후 잇따라 시티은행, 골드만삭스 등 대부분의 주요은행들이 인원 감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일각에서 금융위기 장기화로 인해 내년 실업률이 5%수준에 도달한다는 전망이 나와 홍콩 시민들은 고용불안에 떨고 있다.
◆홍콩 금융업계 ‘감원바람’= 미국발 신용위기로 리만브라더스를 비롯한 투자은행들이 연이어 도산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허브 홍콩에서도 감원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지난달 홍콩 최대의 금융회사인 HSBC가 투자은행 부문에서 1100명을 줄인다고 발표했다. HSBC의 감원정책은 투자은행 업무가 전세계적으로 축소되는 분위기에 이은 것이다.
사진: 신용위기 사태로 홍콩 경제 역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
뒤를 이어 미국계 은행 시티그룹이 1만4100명, 독일계 코메르츠방크 9000명, 파산보호신청을 한 미국계 은행 리먼브러더스 6390명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감원에 착수했다.
이들 주요 은행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점이 홍콩에 위치하고 있어 감원 정책으로 인한 약 4천명의 홍콩시민들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내년 실업률 5%전망= 또한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가 장기화 될 조짐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홍콩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실업률이 현재 3%수준에서 5%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홍콩정부 통계처 발표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지난8월 3.2%에서 0.2%포인트 상승한 3.4%에 달했다. 이는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이후 5년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것이다.
실업자 수는 도·소매업과 요식업, 제조업 등의 서비스업과 금융업을 중심으로 9월 들어 4천900여명이 증가한 총 13만4000명에 달했다.
또 문제가 되는 점은 미국발 신용위기 이후의 여파가 실업률 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업률 지표는 지난 경기상황에서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후행지수이다. 현재 진행 중인 금융위기현상이 향후실업률에 반영되면 실업률 급증은 본격적으로 가시화 될 것이라는게 홍콩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콩총상회(상공회의소)측에 의하면 내년 실업률은 현재 3%수준에서 5%로 크게 상승할 것이며 특히 금융과 무역업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 밝혔다.
시티뱅크 역시 내년 실업률 전망을 기존 3.8%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사진: 홍콩 한 시민이 직업정보센터에서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
◆중국 ‘기침’, 홍콩 ‘몸살’=아울러 글로벌 금융위기와 함께 중국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점도 홍콩경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5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리수인 9%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로 인한 홍콩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0~1%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콩 중문대학 경제학과 테렌스 총 교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홍콩의 성장률도 바로 0.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현재 중국은 경제부양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홍콩 경제 역시 이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의 GDP가 정체되어 있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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