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던 중국 경제에도 불황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20일 발표된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0%로 전분기의 10.1%는 물론 시장이 예상했던 9.7%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중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수출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크게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수출 지역인 미국(17%)과 유럽(22%), 일본(8%) 등의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수출 둔화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혀왔던 중국은 이대로 추락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분명하지만 내수시장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유망한 업종들을 찾아낼 수 있다고 조언한다.
◆ 중국 내수부양 의지 확고 = 중국 정부는 향후 1~2년간 경기 하강이 불가피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내수를 중심으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도 등 인프라 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토지 개혁을 통해 농촌 지역의 소비 진작이 추진된다.
또 유동성 추가 공급을 위해 기준금리도 계속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지난달 26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출석해 "향후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 금리와 지급준비율 등의 방법을 십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중국 정부가 연내 두 차례 정도 추가 인하해 5%대로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 2015년까지 최고 유망 업종은 철도건설 = 중국의 철도 건설 산업은 성장 잠재력이 큰 편이다. 1인당 철도 길이가 주요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편이며 최근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철도 건설 투자액을 1조2000억위안에서 2조위안으로 늘리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015년까지 중국 철도 건설 산업이 고속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업체들 가운데 수익성과 안정성이 가장 높은 업체는 중국교통건설(CCC)이지만 이번 정부의 투자 확대로 실질적인 수혜를 보는 업체는 중국철도건설(CRC)과 중국중철(CRG) 두 곳이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이머징마켓팀장은 "중국중철 등 철도 건설 업체들은 주요 사업의 이익 창출 능력이 높고 부동산과 자본운용 등 기타 사업의 발전성이 우수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 정부 지원 확대된 농업주 = 중국 정부는 지난달 개최된 공산당 17기 3중전회에서 파격적인 농업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우선 토지경작권 양도 및 매매를 허용하는 동시에 농민들의 토지 사용권을 기존 3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했다.
특히 내년 농산품 매수 가격이 크게 인상돼 농민들은 물론 농산물 생산업체도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최근 가격과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주요 농산물 매수 가격을 전년 대비 10~16% 가량 인상했다.
이에 따라 북대황 등 대규모 토지를 보유한 농산물 생산업체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올라가게 됐다.
조용찬 한화증권 팀장은 "북대황의 경우 수익 기여도가 높은 옥수수 판매 루트가 확대되고 밀 등 다른 농산물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업 관련주는 내년에도 견실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 경기하락에 방어적인 제약업 = 올 들어 쓰촨성 대지진, 멜라민 파동 등 국민 건강과 직결된 대형 사고가 잇따라 터지면서 중국 제약업체들은 불황 속에서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대대적인 의료시스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층을 확대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제약업체들은 이 기간 동안 연평균 21% 정도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리나 대신증권 연구원은 "헝루이의약과 캉웬의약, 운남백약 등 대형 제약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들 업체에 대한 투자를 고려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 통신업, M&A로 경쟁력 향상 = 중국의 통신산업은 대표적인 과점 구조다. 중국 정부는 기존 5개의 통신업체를 3개로 재편하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가장 큰 이유는 차이나모바일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것이었으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통신업 전체의 생산성과 품질 및 서비스 수준이 향상되는 결과도 얻었다.
최근 무선통신이 유선통신을 대체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통신업체의 수익성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무선통신 가입자는 5억4700만명으로 유선통신 가입자(3억6500만명) 수를 넘어섰으며 올 들어서도 월평균 1.5%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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