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1위인 삼성화재가 이달 저축성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공시이율을 소폭 인상했다.
이는 시중의 금리 동향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손보사가 이달 적용되는 공시이율을 전월 수준으로 동결한 가운데 삼성화재만 유일하게 0.2%포인트 올린 연 5.8%수준으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삼성화재의 공시이율은 상위권 회사인 한화손해보험(5.7%)과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5.6%) 보다도 높아졌다.
공시이율이란 연금이나 저축성 종신보험과 같은 보험상품에 적용되는 이율로, 은행의 예금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인상되면 기존 가입자는 앞으로 지급받을 보험금이 늘어나고 신규 가입자는 보험료가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외부지표인 회사채·국고채 수익률이 좋아진데다 내부지표인 운용자산수익률도 높아져 공시이율을 인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번에 걸쳐 모두 1%포인트의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시중은행들도 속속 예금금리를 낮추고 있는 상태다.
특히 삼성화재의 경우 그동안 상위권 보험사들과 동일한 수준의 공시이율을 유지하거나 이보다 0.1∼0.2%포인트 낮게 확정해왔다.
이에 상대적으로 규모나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형 보험사들은 공시이율을 높게 책정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그러나 삼성화재가 공시이율을 소폭 올리면서 중위권 회사인 롯데손해보험, 흥국쌍용화재(5.8%)와 동일해졌으며, 제일화재(6.0%)와 그린손해보험(6.1%) 단 2곳만이 삼성화재보다 공시이율이 높다.
공시이율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 그린손해보험의 경우 11월 공시이율을 전월보다 0.1%포인트 인하했다.
결국 삼성화재보다 인지도가 낮은 보험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공시이율을 높여야하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화재는 내년부터 인터넷 완결형 방식으로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화재는 특히 인터넷 보험의 보험료를 타 보험사들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할 계획이어서 보험료 인하 경쟁은 불가피해 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텔레마케터 운영에 드는 사업비가 절감되는 만큼 고객혜택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최근 온라인 차보험 진출을 공식 발표하고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태세여서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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