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신성건설, 350억 규모 회사채 상환 못해

1차 부도위기를 넘긴 신성건설이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해 또 다시 유동성 위기에 휘말릴 전망이다.

회사채 수탁업무를 맡았던 한양증권은 지난 10월 30일 만기도래 한 350억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해 신성건설이 윈리금 지급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350억원에 대한 채권은 기관이 295억원, 개인이 55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성건설 관계자는 "기관 보유 물량에 대해서는 강남 사옥 등을 담보로 지난 주 대주단과 만기 연장 합의를 봤다"며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55억원의 회사채에 대해서도 상환을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개인 투자자에게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도 표현했지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현금 상환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성건설은 현재 역삼동 사옥과 인현동 신성상가, 홍제동 유진상가, 충북 충주 건자재공장 등 총 20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 중이다. 미분양 아파트 역시 정부에 매입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한편 신성건설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650억원도 기한이익 상실 위험에 노출됐다. 아직 만기가 오지 않은 신성건설 회사채에 대해 채권단이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성건설은 오는 28일이 만기인 회사채(제92회) 300억원과 내년 5월 만기인 회사채 350억원 등 총 650억원 규모의 채권 조기상환 압박을 받게 된다.

이미 원리금이 지급되지 않은 만기 도래 회사채까지 합치면 신성건설 회사채 상환금액은 1000억원이 넘는다.

이밖에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 물량도 상당액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신성건설과 채권단은 미지급된 회사채 원리금을 어떤 식으로 갚아나갈 것인지 협의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신성건설은 자금악화의 연속선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난달 말 부도위기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해 채권 발행도 쉽지 않은 데다 은행권 대출도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신성건설이 기업 매각이나 워크아웃 신청 등을 자금난 악화의 돌파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 나오고 있다.

■용어설명
▲기한이익 상실이란 = 채무자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자금을 활용할 수 있는 기한의 이익을 상실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일방적으로 일시 변제 요구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 것이다. 기한이익은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무이행을 미리 약정된 기간 동안 유예해 주는 것으로 해당 기간 동안 채무자는 상환 부담 없이 대출금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채권자는 발행한 어음의 부도가 발생하는 등 채무자의 신용이 위험하게 된 일정한 사정이 발생한 경우에는 기한의 이익을 박탈할 수 있으며 채무자는 모든 채무를 즉시 변제해야 한다.

김영배 기자 [e-mail]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