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오바마 랠리' 오나?

  • 대선 랠리 이어 산타 랠리 기대감 대두 실물경제 위기는 여전히 불안

신용위기 폭풍으로 악몽의 10월을 보낸 글로벌증시가 기지개를 펴고 있다. 미국 44대 대통령으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물론 글로벌증시가 랠리 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신용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지만 최근 급락과 함께 대선 불확실성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 랠리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300포인트가 넘게 올라 9625.2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53.79포인트 상승한 1780.12로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4%가 넘게 올라 지수 1000선을 회복했다.

이날 미국증시는 1984년 이후 대선일에 기록한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사진: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가 확실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증시가 랠리를 펼치고 있다.

유럽증시 역시 영국 FTSE100지수가 4.5% 상승하고 프랑스 CAC40 지수가 4.6%, 독일 DAX 30지수가 5% 상승하는 등 6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대형 악재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연말 랠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페드레이티드 인베스터의 필립 올랜도 매니저는 "그동안 이어졌던 아마겟돈이 끝났다"라면서 "대선 불확실성의 제거는 일반적으로 연말 랠리라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이제 그것을 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의 토마스 리 투자전략가 역시 "대선 이후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시장의 경색이 완화되고 있다는 사실도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런던은행간 금리인 리보는 17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1개물 리보는 전일대비 18bp 떨어진 2.1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4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저치다. 3개월물 리보도 15bp 하락한 2.71%를 기록하면서 지난 6월 이후 5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드레스드너 클라인워트의 크리스토프 리거 채권 투자전략가는 "중앙은행들의 조치가 신용경색을 완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정책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사실도 자금시장의 경색이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ECB와 BOE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과 신용위기가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안도감은 상품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유가는 10% 이상 폭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2월물 인도분 선물은 배럴당 6.62달러(10.4%) 급등한 70.53달러를 기록했다.

금값 역시 4%가 넘게 올랐고 구리 가격은 6.4% 상승해 파운드당 2000달러에 근접했다.

유가를 비롯해 금 등 주요 상품가격이 급등세로 돌아서면서 24개 상품으로 구성된 S&P GSCI 인덱스는 7.5% 상승한 467.26을 기록했다. 이날 상승폭은 지난 1970년 지수가 구성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로이터/제프리스의 CRB 인덱스 역시 5.3%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 증시, 상품시장 랠리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에 대한 우려가 언제 다시 불거질지 모른다는 사실은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는 평가다.

증시 펀더멘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제조업을 비롯해 경제 전반에 퍼져 있는 침체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5분기 연속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P500 기업 중 400여개 기업이 3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이들 기업의 순익은 10.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경제 역시 3분기에 0.3%의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캠비어 인베스터의 브라이언 배리쉬 대표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선거 이후 랠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올해는 예년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