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美훈풍 영향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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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0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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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국내 증시도 미국발 `오바마 증시효과'의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미국 증시는 전통적으로 대선 이후 강세를 보여온 전례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약속한 오바마의 공약에 비춰볼 때 상당 기간 강세를 나타내면서 한국 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악화일로로 치닫는 글로벌 실물경기를 고려하면 대선효과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찮다.

   ◇ 美 경제리더십 회복은 큰 호재 = 오바마 당선이 증시에 미칠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영향으로 정권 교체를 통한 경제 분야의 리더십 회복이 꼽힌다.

   리먼브러더스 파산보호 신청 이후 구제금융안을 의회에 올렸다가 거부당하는 등 레임덕 현상을 보였던 부시 행정부가 물러가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 글로벌 경제위기 해결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IG투자증권의 유신익 애널리스트는 "오바마는 기존 패러다임인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정부 역할을 강조하는 민주당 후보라는 점에서 취임 후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불안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예상했다.
미국 증시 역사를 보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됐던 1976년과 1992년 대선 후 증시는 선거일 이후 한달여 동안 상당히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오바마가 경제위기 해결에 나선다면 그 수단은 적극적인 재정정책 집행을 통한 경기부양이 될 전망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되는 2천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에서 사회기반시설 투자, 실업수당 확대, 주정부 지원, 소비 진작 등 다각적인 대책을 내놓아 실물경기의 개선을 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오바마 효과'는 증시에 이미 반영돼 있고 앞으로 정말 중요한 것은 실물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렸다고 지적한다.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과 주택 차압의 급증, 기업 자금난 심화, 인력 구조조정 확대로 인한 실업률 상승, 소비심리의 위축 등 복합적인 경제위기가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압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증권의 최재식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글로벌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물경기의 두 가지 핵심지표인 `고용'과 `금리'가 더는 악화하지 않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오바마 수혜주' 관심 = 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어느 종목이 수혜주가 될 것인지에 쏠린다.

   금융위기의 신속한 해결 외에 오바마가 강력하게 내세우는 공약은 대체에너지산업 육성, 건강보험 개혁, 사회기반시설 확충이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에너지 투자 확대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을 약속한 오바마는 정부 주도로 1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전기의 25%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국내 대체에너지 관련주로는 풍력발전 부품업체인 태웅, 평산, 용현BM, 현진소재 등과 태양광발전의 필수 소재나 장비를 만드는 동양제철화학,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 등을 꼽을 수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전력, 통신, 생명공학 등 사회기반시설과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 관련 분야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주의 수혜도 기대할만하다.

   대우증권의 임태근 연구원은 "대북 유화정책을 공언한 오바마의 당선으로 증시의 외부 변수 중 하나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남북관계 개선으로 경제 협력이 속도를 내면 북한에 진출한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오바마 수혜주가 지속적인 테마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HMC투자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 시절 에너지주처럼 수년간 지속할 수 있는 강력한 모멘텀을 가져야 하는데 최근 거론되는 오바마 수혜주가 이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성 보호무역주의자로 분류되는 오바마의 당선으로 수출주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바마는 한국의 무역장벽을 직접 거론하며 "한국에서는 미국차가 많이 안 팔리는데, 미국에서는 한국차가 넘쳐난다"고 말해 그의 당선시 자동차, IT, 섬유 등 미국 수출이 많은 기업이 무역장벽 강화라는 악재를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의 곽중보 애널리스트는 "오바마의 당선으로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에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며, 각종 무역장벽이 강화되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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