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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당국 환율진정 용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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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11-0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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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기자설명회를 열어 "지금은 뭔가 일시적으로 막힌 부분이 있어 시장금리가 못 내려가고 있는데 그 부분에는 단기유동성을 공급해서 금리 인하 과정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환율에 대해서는 "현재 환율의 직접적인 변수는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과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환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재 환율은 당국이 금방 나서서 확실히 진정시키는 게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문답.

--내년 성장률 전망은.

▲ 우리나라는 수출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는 나라인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내수도 별로 좋지 않고 수출전망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내외 여건을 볼 때 성장률이 상당히 많이 내려갈 수 있다.

--통화스와프 시장의 불안이 여전한데.

▲국제금융시장이 좋지 않아 국내 은행들이 기한이 돌아오는 기존 차입금을 잘 차환하지 못하고 있다. 통화스와프 시장의 현상은 우리 은행들의 외환 수급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외환당국이 더 많은 외화유동성을 공급하면 되겠지만 미래의 외환수요에 대비하면서 속도조절을 해야하기 때문에 스와프시장 사정과 외환보유액, 환율, 외채 등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한 적절한 조합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이들 문제는 전부 하나로 연결돼 있다. 어느 한 쪽만 보고 해결하려다 보면 다른 쪽에 무리가 올 수 있다.

--환율 안정 대책이 있나.

▲외환시장이 안정되려면 두어 가지가 필요하다. 직접적으로는 외국인의 주식.채권 매각이 감속돼야 하고 또 한쪽에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 은행이나 기업들이 기일이 도래한 채무를 원활하게 연장하거나 차환할 수 있는 상황이 돼야 한다. 이 두 가지는 상당 부분 국제금융시장에 달렸다.

지금 상황은 단순한 환율만의 문제가 아니고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당국으로서는 여러 방면을 보면서 조심스레 다뤄야 한다. 현재 국제금융 상황을 봐서는 당국이 금방 나서서 확실히 진정시키는 게 용이하지 않다.

--금리 인하가 시장금리에 잘 파급되지 못하고 있는데

▲시장금리가 따라오는 것은 그때그때 시장상황에 따라 빨리 따라올 수도 있고 늦게 따라올 수도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시장금리를 내리는데 상당히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지금은 어딘가 막힌 부분이 있다. 뭔가 일시적으로 막혀 금리가 못 내려가고 있는데 그 부분에는 단기유동성을 공급해서 금리인하 과정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하겠다.

지난 수 주일 동안 증권·자산운용사가 혜택을 본 공개시장을 통한 자금공급이 있었고 통안증권 중도환매 조치도 있었다. 다음 주에는 은행채를 포함한 공개시장 조작이 있을 것이다. 어딘가 막혀있으면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그 부분이 풀리도록 하겠다.

--가계나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은.

▲경기가 나빠지니까 소상공인, 소기업들은 아무래도 재무적 기반이 약하기 때문에 상당기간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에서는 개개인별로는 어려운 가계도 있지만 시스템 전체로 봐서는 크게 위협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오히려 걱정되는 부분은 중소건설업체와 이와 연계된 금융권의 여신이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고려했나.

▲부동산의 움직임이 통화정책 결정에 아주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지만 상당히 참고할 만한 중요한 정보는 된다. 최근 좀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하고 있는 데에는 그동안 계속 상승했던 부동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부동산거래가 매우 부진한 점도 고려되고 있다.

--금리인하가 환율 불안을 가져올 우려는

▲현재 환율의 직접적인 변수는 국제적 금융시장 불안과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기에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나 기준금리 인하가 당장 원화에 큰 압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나라들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있기에 소위 금리차에 의한 영향도 작다고 본다.

--각종 유동성 공급조치가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는 것 아닌가.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경제 체질이 개선되지 않는 문제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정책의 강도와 시기, 전환 등을 잘해야 한다. 지금은 정부든 중앙은행이든 상당히 지출을 늘리는 게 맞는 시점이다. 나중에 시장이 살아나면 적절하게 정책전환 시점을 포착하면 된다. 지금은 경제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초점을 맞추는게 맞다.

--오늘 금리 인하에도 주가는 내려가고 있다. `늑장대응' 아닌가.

▲최근 최강수를 쓰고 있는 미국도 주가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시장 가격변수에 따라서 그렇게 판단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정책이라는 것은 얼마나 강하게, 어느 시점에 하느냐가 중요하다. 너무 빨라도 문제고 늦어도 문제다. 너무 커도 문제고 작아도 문제다. 지금은 경기가 워낙 빠르게 위축되고 있으니까 `크면 클수록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의 금리정책이면 충분한 것 아닌가 싶다. 한은은 나름대로 뒤처지지 않고 지나치지도 않게 양쪽을 모두 신경 쓰고 있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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