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정권이양기에 들어간 가운데 6일(현지시간) 북한과 미국이 뉴욕에서 연쇄 접촉을 갖고 북핵 검증 이행방안에 의견 접근을 이뤄 조만간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전망이다.
미 국무부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와 성 김 북핵특사는 방미중인 북한 외무성 리 근 미국국장과 이날 뉴욕에서 잇따라 만나 북핵 검증, 핵 불능화 완료, 에너지 지원 문제 등을 협의했다.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뉴욕의 한 식당에서 김 특사가 배석한 가운데 리 국장과 식사를 겸해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핵 검증의 핵심인 '시료채취'를 포함한 과학적 절차에 의한 검증이 무엇인지를 서로 확실히 이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6자회담을 최대한 빨리 열고자 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지난달 평양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해 서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얘기했다며 "과학적 절차에 의한 검증이 시료채취를 포함한 다양한 것을 의미한다는 점을 서로 완전히 이해했고 양측간에 실질적인 의견 차이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시료채취에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6자회담 틀에서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 국장은 검증문제의 진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까지 진전이 있었는데 더 무슨 진전이 필요하냐. 이미 다 합의됐는데.."라고 말했다.
그동안 북미가 시료채취에 대해 모호하게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6자회담에서 채택될 검증의정서에 시료채취 부분이 담길 수 있을 지 우려가 나왔었다.
힐 차관보는 6자회담 일정과 관련 "날짜를 정하는데 그동안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장국인 중국이 날짜를 최대한 빨리 정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6자회담 날짜를 정하는 것은 중국에 달려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날짜를 정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11월말까지 뭔가 결과를 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고 12월 넘어서까지 미뤄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해 조만간 6자회담이 개최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리 국장은 "6자회담은 우리와 미국이 결정하는게 아니고, 의장국인 중국도 있기 때문에 차후에 아마 서로 연계해야 될거 같다"고 애매하게 말해 양측 간에 미묘한 견해차가 남아있음을 내비쳐 실제 6자회담이 성사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힐 차관보는 미국의 정권이양과 관련한 북핵 협상에 대해 "정권 이양기에 새 정부에 완전하게 브리핑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통해 새 정부가 어떻게 진전을 이룰 것인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북한은 미국의 정권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지기를 확인하고자 하고 있고, 나는 완전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힐 차관보와 만나기에 앞서 리 국장은 이날 낮 성 김 북핵특사와 뉴욕의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에서 회동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논의는 폭넓고 순조롭게 진행됐으며, 이런 논의를 앞으로도 계속 할 것"이라며 "이날 논의는 진전을 이루느냐 마느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미 모든 것에 합의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 등에 관해 단지 의견 교환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자회담 미국측 수석 대표인 힐 차관보가 북한 측 차석대표인 리 국장과 외교 관례상 격의 차이가 있음에도 이례적으로 만난 것은 현 정권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북핵 협상을 최대한 진전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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