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보고서 中 한 건도 없어"
경기후퇴 우려로 상장사 가운데 반토막 넘게 주가가 빠진 기업이 속출하고 있으나 증권사는 매도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10월 한 달 동안 낸 기업분석보고서 1897건 가운데 매도의견은 1건도 없었다.
반면 적극매수와 매수는 32건과 1563건을 기록했고 중립은 301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1453.40으로 출발해 장중 최저 892.16를 기록하며 월간 하락률 27.25%로 올들어 최고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증권사는 폭락장에서 오히려 주식을 매수할 것을 투자자에 권한 셈이다.
대신증권은 이달 5일 현대상선에 대한 적정주가를 전날 종가 3만8500원보다 크게 낮춘 2만9000원으로 내놓으면서 향후 6개월간 시장수익률대비 ±10%포인트 주가를 예상하는 시장수익률 의견을 내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경우 주가가 떨어질 것을 예상하고 적정가를 현재가보다 현저히 낮게 잡았기 때문에 매도나 시장수익률하회 의견이 적합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투자의견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매도의견을 낼 경우 해당기업에서 탐방 거절은 물론 기업설명회(IR) 자료조차 주지 않는 업계 현실 탓도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금융감독당국이 최근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감독강화 지침을 내놓은 뒤 자금 악화설이나 실적하향 전망을 보고서에 반영하는 게 더욱 힘들어졌다.
이로 인해 국내 기업이나 투자자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외국계 증권사 매도의견이 증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JP모간이 지난달 20일 투자의견과 적정가를 하향조정하면서 하한가로 추락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증시가 사상최대 변동성을 보이며 폭락하면서 애널리스트 입장에선 매도의견을 내고 투자자로부터 원성을 감수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과거부터 매도의견에 너무 인색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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