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붙는 스프레드(가산금리)를 낮추지 않아 대출금리 인하가 기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번 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일제히 낮췄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면서 변동금리형 주택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전주 대비 0.14%포인트 낮아진 연 6.68~8.18%로 고시했으며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전주보다 각각 0.18%포인트와 0.08%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은 0.29%포인트 인하된 6.79~8.09%로 고시했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폭은 기준금리 인하폭인 0.25%포인트는 고사하고 CD금리 인하폭인 0.23%포인트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CD금리는 지난 2주일 동안 0.70%포인트 가량 인하되는 등 하락세가 완연하다. 이는 한은이 지난 한 달새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낮춘데다 은행채 매입을 시작하면서 은행들이 조달비용이 비싼 CD 발행을 줄였기 때문이다.
정부 대책으로 금리 인하 요인이 발생했을 뿐 은행권의 노력으로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은행채 금리 및 CD금리에 연동돼 움직인다"며 "은행이 맘대로 조절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주택대출 금리가 CD금리에 일정 수준의 스프레드를 붙여 산출되는 만큼 스프레드를 인하하면 대출금리를 더욱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하지만 은행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변동형 대출의 경우 0.8~2.2% 가량의 스프레드가 붙지만 높은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등도 0.6~2.3% 수준의 스프레드를 적용하고 있지만 인하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반해 은행권의 예금금리 인하폭은 기준금리 인하폭에 육박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주일 동안 예금금리를 최대 1.00%포인트 내려 지난달 27일과 지난 7일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폭 1.00%포인트와 비슷했다.
국민은행은 최대 1.15%포인트를 인하해 기준금리 인하폭을 초과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지난 7일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진 후 예금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와 0.20~0.30%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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