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러시아 북방사업 진출로 신성장동력 모색

현대그룹이 러시아 등 북방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그룹의 러시아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스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는 현대건설 인수 뿐 아니라, 그룹의 신성장동력 육성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 정주영 명예회장에 의해 시작된 현대그룹의 북방사업을 다시 본격화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달말경 서울에서 러시아의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스(Industrial Investers)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양해각서 내용에는 러시아 등 북방지역에서 ▲ 에너지자원 개발사업 ▲ 신항만 등 SOC 개발사업 ▲ 해운 및 물류부문에서의 협력사업 ▲ 상호 지분보유를 통한 관계강화 등을 담고 있다.

이에따라 양 그룹은 조속한 시일내 실무 추진단을 구성, 제반 협력부문에 대한 구체적 협의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와관련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번 MOU 체결은 미완으로 남아있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북방사업을 계승하고, 이를 그룹 비전 달성을 위한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03년 현정은 회장취임 이후 다져진 경영권 안정과 흑자 시현을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는 현대그룹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 에너지개발, 신항만 등 SOC 개발, 철도 연결, 자원개발 등에 의욕적으로 나서고 있는 정부 방침에도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한-러(당시 소련) 수교(1990년)가 이뤄지기 전인 지난 ‘80년대말 이미 해운 직항로 개설에 합의했고, 연해주 지역 산림개발 등을 추진한 바 있다. 

특히 90년대 초반에는 시베리아 이르쿠츠크 천연가스전 개발사업을 진행했으나, 소련 붕괴로 중단되기도 했다.

지난 ‘89년 금강산 개발사업을 북측과 합의할 당시에는 시베리아 및 극동지역 개발사업에 공동 진출키로 하는등 여러 방면에서 북방사업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 가운데 현대상선이 지난 1990년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스그룹 산하의 페스코(FESCO)사와 한-러 컨테이너선 정기항로 운항을 시작, 지금까지도 유일한 한-러간의 정기노선으로 운항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현대그룹의 이번 러사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는 그동안 선도적으로 추진해 온 북방사업에서 실질적 결실을 맺기 위한 첫 발을 내 디딘 셈이다.

장기적으로는 현대상선, 현대택배 등으로 구성된 그룹 계열사들을 감안할 때  러시아 최대의 국영선사인 페스코(FESCO)사와의 합작은 러시아 내륙 물류사업에까지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인더스트리얼 인베스터그룹이 태양열 에너지회사인 솔러 에너지(Solor Energy) 및 자원개발 회사인 매듀너리(Madneuli)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이번 전략적 제휴를 통한 에너지자원 개발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그룹의 확실한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이번 제휴를 계기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재붕기자 p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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