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동포 2세도 영주귀국이 가능해 지면서 처음으로 한국에 영주귀국한 김인자(62)씨가 10일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30일 충북 청원군 강외면 오송리의 오송생명과학단지에 위치한 아파트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씨는 “사람들도 친절하고, 무엇보다 집은 사할린보다 훨씬 낫다”며 새로운 한국살이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광복 이전 출생자로서 광복 당시 사할린에 거주하던 동포 1세만이 영주귀국할 수 있었으나 올해 처음으로 1세와 부부 사이인 동포 2세, 더 정확하게는 광복 이후 출생자인 123명의 영주귀국이 가능하게 됐다.
이에 남편 김정욱(66)씨와 함께 한국에 영주귀국 할 수 있게 된 김인자씨는 “아버지의 고향이 울산 남창인데 그동안 친척들의 소식을 몰라 찾을 수나 있을까 모르겠다”며 “한자로 김해 김가, 이름은 사람 인, 자식 자라고 초등학교 시절 연필을 쥐어 주며 가르쳐 주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한국에 나가겠다고 밤마다 일본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아버지는 한국 소식을 그리워했는데 고향에 돌아가겠다는 꿈을 결국 이루지 못했다”며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사할린 제2의 도시인 홀름스크시의 중고등 특수학교 ‘리체이 나제즈다’에서 한국어교사로 근무한 김씨에게 영주귀국을 결심한 동기를 묻자 “홀름스크에서 한인회장을 지낸 남편이 지난 10월 체육교사로 정년퇴직하고 앞서 한국으로 영주 귀국한 형님 두 분과 함께 살고 싶어했다”며 “고향땅을 다시 밟겠다는 부모님의 소망이 반세기 지나 이뤄진 것이어서 그나마 반갑고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사할린의 동포 3, 4세들이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에서 한국어 교사로서 사할린을 떠났지만 참으로 안타깝다”며 “한국 정부가 사할린에 한국어 교사를 많이 파견하고, 또 방학기간에는 후세 동포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2∼3주간 집중적으로 교육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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