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개 일자리 창출) 공기업 재원 투자 한계 - 자칫하다간 생색내기용 전락
국토해양부가 5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말까지 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다만, 투입되는 자금의 대부분은 대한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의 몫으로 남겼다.
어떡하든 투자를 늘리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보려는 정부의 다급한 모습이 역력하다.
12일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번 겨울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길고 혹독할 지 걱정"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언급한데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건설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공기업이 투자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생색내기용으로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왜 나왔나 = 건설투자와 소비 부진이 건설부문의 고용여건 악화로 나타났고, 이 것이 다시 전체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실제 건설업 월평균 취업자수는 올들어 9월말 현재 18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만9000명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고용유발효과가 크면서 다른 산업 지원에도 효과적인 건설 부문의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창출한다는 것이 정부의 복안이다.
△돈은 어떻게 조달하나 = 5만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은 전체의 80% 정도인 3조8000억원이 공기업 몫이다.
토지공사가 1조6000억원, 도로공사와 주택공사가 각각 9000억원, 철도시설공단과 수자원공사 각각 2000억원씩이다.
올해 처음 3000억원이 투입된 바 있는 '민간 선투자' 사업에서도 1조2000억원이 투입된다.
민간자금 차입에 대한 공공보증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계속비 사업에 대한 민간 선투자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재정은 인력교육을 위한 예산 140억원이 전부다.
국토부는 건설기능인력 양성에 노동부 예산 2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내년도 국토부 예산에 반영하기로 했다.
△문제는 돈이다 = 문제는 공기업들이 사업자금을 충당할 수 있느냐 여부다.
더구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기업이 마련해야 하는 예산은 기존 투입예산에 새롭게 추가되는 부분이어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토지공사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토지은행에 약 10조원의 예산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미 민간건설사 보유자산에 채권을 발행해 3조여원을 투입키로 했고, 공동주택용지 계약을 해지하는 건설사에 대해서도 돌려줘야 하는 예산 1조원은 자체재원으로 조달해야 한다.
주택공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공기업이 하는 수익사업에는 한계가 있는데다, 임대주택 등 공공주택 재원마련을 위한 중대형 아파트도 짓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상황에서 재원조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주택건설경기 악화로 택지분양도 어렵고 임대주택까지 미분양이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들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는 도로공사, 철도시설공단, 수자원공사 등도 마찬가지.
그래서 이번 일자리창출이 단지 생색내기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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