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백화점들은 가을 정기 세일 매출 부진을 만회하려 지난달 31일부터 열흘간 대대적인 창립기념행사를 벌였지만 얼어붙은 소비심리 앞에서 한 자릿수의 저조한 실적으로 막을 내렸다.
백화점 업계는 불황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정기세일, 브랜드세일에 각종 할인ㆍ기획전 등 ‘연중무휴’ 세일을 이어가고 있다.
◇ ‘정상가’ 소비자신뢰 실종= 백화점들은 잦은 세일로 당장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소비자, 생산자, 유통업체 모두에게 '독' 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너무나 잦은 백화점 할인 행사로 ‘정상가’에 대한 소비자 신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백화점을 자주 이용하는 임 모씨(36)는 “요즘 백화점에서 정상가로 물건을 사는 사람이 누가 있냐”며, “백화점들이 연중 할인행사를 하지 않는 기간이 거의 없는데 오히려 제값 치른 사람만 손해 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가격정찰제(그린프라이스)를 실시하고 매장 직원들에 대한 교육과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특히 불경기에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의류업체들의 경우 정찰제를 지켜가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불황에 백화점 송년 세일 길어져=백화점들은 송년세일 기간을 지난해 보다 2배 늘어난 10일로 확대하는 한편 시기도 일주일 정도 앞당겨 진행한다.
1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송년 프리미엄 세일', 현대백화점은 '송년 파워세일', 신세계백화점은 '송년 해피세일'이라는 이름으로 오늘 28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0일간 ‘송년세일’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송년세일은 특히 가을 매출이 부진했던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진행되며 할인 폭은 다음 주쯤 정해진다.
백화점들은 실물경기 침체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을 우려해 송년 세일 시점을 11월로 앞당겨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작년보다 세일 기간이 앞당겨져 11월 매출 신장률에 3%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 소비심리가 살아 날 것으로 보고 이번 송년세일에는 매출회복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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