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에 빠진 건설사들이 부실여부를 막론하고 저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특히 정부가 부실 건설사와 제2금융권을 일차적인 정리 대상으로 지목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각 건설사들은 자산매각, 인력감축,사옥 축소 등 몸집 줄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조직 슬림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비대했던 영업인력을 재배치하고,준공 현장 인력의 일부에 대한 구조조정을 이미 마친 상태다.
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울 서초구 교대역사거리의 사옥을 임대하고 자사가 지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오피스 빌딩으로 이전키로 했다.아울러 서울 금천구 독산동 군부대 재개발 사업 등5곳의 시공권을 다른 건설사에 양도했다.
SK건설은 임원인사를 예년에 비해 1개월 이상 앞당겨 조기단행했다. 이는 강화된 리더십으로 국내외적인 어려운 경영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최고 경영진을 강화하겠다는 사측의 복안이다.
SK건설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이뤄지던 것과 달리 조기 인사가 이뤄진 것은 내년 사업계획 단계에서부터 신규 임원의 책임 하에 업무가 추진될 수 있도록 고려한 것"이라며 "특히 최근 플랜트 실적 호조에 따른 플랜트 출신 임원 승진이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올해 계획했던 분양 사업을 내년으로 미루고 신규ㆍ경력채용 규모를 대폭 축소한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타사와는 달리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만 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미분양 물량이 없어 사업 계획을 미룰 수 있었다"면서도 "불필요한 인력은 줄이고, 경력 사원 채용 규모도 축소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림산업도 올해 신규채용을 지난해(70여명)보다 줄이거나 내년으로 미룰 방침이다. 또 사업비도 예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이와는 달리 '긴축경영이냐, 공격경영이냐', '국내사업이냐, 해외사업이냐'등을 놓고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해 골몰하는 업체도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내년 경기를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아직 실적점검 등이 끝나지 않아 12월 중순께나 구체적인 계획이 설 것으로 본다"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어서 지금은 아직 고민이 많을 때"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계가 내다보는 건설사의 앞날은 암울하다. 향후 2~3년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업계 일각에서는 난국을 이기지 못하고 무너지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S건설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데다 정부도 건설경기 부양에서 버릴 것은 버리겠다는 정책으로 방향을 튼 것 같다"며"앞으로 도급순위 100대 기업 중에 무너지는 기업들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림건설의 한 관계자는 "최대 고비는 내년 2월이 될 것"이라며 "지금의 건설위기의 이면에는 금융기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의 규제 완화 보다는 금융기관의 협조가 어느때 보다도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한편 건설사 대주단 가입과 관련,삼성건설 한 관계자는"솔직히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채권 만기 연장은 유동성 위기 극복에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대주단 가입으로 인해 은행으로 부터 필요이상의 간섭이 따를 것이고 사실과는 다르게 유동성 위기 오해를 불러 일으켜 해외 공사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